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

2016. 11. 26. 07:30카테고리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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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 - 6점
카타야마 쿄이치 지음, 안중식 옮김/지식여행

 

 

 

 유명한 이야기다. 책은 이미 베스트셀러가 되었고, 드라마와 영화까지 나왔다. 그러나 그 명성과는 달리 이야기 자체는 매우 단순하다. boy meet girl 플롯에, 소녀가 병으로 죽어 그 사랑을 못 이루는 전형적인 고전 연애 소설 스타일이다.

 

그러나 그 뻔한 전개에도 불구하고, 이 소설은 매력이 있다. 왜 그럴까? 두 사람의 사랑이 공감하기 쉬워서? 글쎄, 어린나이에 배를 빌려 근처 빈 섬에서  몰래 데이트하고, 할아버지에게 돈을 빌려 몰래 호주로 여행갈 계획을 세우며, 지난 날 장난으로 적은 엽서가 복선이 되어 이별로 이어지는 이 사랑이 일반적이지는 않을 것이다.

 

 그런 고로, 이 이야기는 일상을 이야기하는 허구의 '비일상'인 셈이다. 허구는 거짓이다. 거짓이 사람들에게 공감을 받기 위해서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왜냐하면 사람들이 원하는 키워드를 갈고 닦아 허구 속에 잘 섞어 놓아야 하기 때문이다.

 

 이 소설의 그 키워드는 아마 순수이지 않을까 싶다. 누구나 순수하던 시절이 있었을 것이다. 이해타산과 경쟁, 가식을 벗어나 항상 진실하던 순간. 이 소설의 공감대는 그 시절의 순수를 그린 것이 아닐까?

 

 글쟁이로서 이 글에 가장 탐나는 것은 뻔한 이야기를 뻔하지 않게 만드는 기술이다. 앞서 말했듯, 이 이야기는 너무 뻔해서 처음 10페이지만 봐도 중요 내용을 모두 파악할 수 있다. 그럼에도 작가는 사람들이 원하는 공감대를 형성하여, 허구적 인연과 적절히 혼합시켰다. 이 배합 비율을 맞추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끝으로, 이 이야기의 강점은 아름답다에 있는 것 같다. 이 이야기는 어디로보나 현실을 거의 투영하지 않는다.  이러한 낭만적 분위기는 순수라는 키워드를 더욱 더 굳건하게 했다. 그 결과, 이 이야기는 순수한 사랑 이야기가 아닌, 아름답고 순수한 사랑 이야기가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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