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홍대 카카오프렌즈샵

2016. 12. 27. 11:19여행/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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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일을 맞아 홍대 근처 카카오프렌즈 샵에 방문해봤다. 사람들이 너무 많아 줄을 한참 서야 했다. 

홍대 플래그 스토어에는 카카오 뮤지엄도 있지만, 입장권도 다 팔려서 들어갈 수 없었다. 

대체 뭐가 그렇게 유명하길래 사람이 붐비는 걸까? 

기다리면서 그런 생각이 들었다. 유명해서 유명한 건지도 모른다고.





긴 줄을 기다린 끝에 입장하니 왜 유명한지 알 것 같았다. 뭐랄까, 연휴라는 것도 있지만 젊은 사람들이 좋아할 상품들이 많았다.

카카오프렌즈라는 7마리의 캐릭터를 중심으로 상품을 구성하였는데, 솔직히 너무 귀여웠다.

주 고객은 커플이나 20~30대 여성, 어린아이들로 보였다. 상품의 가격은 기능적으로 보면, 바깥의 제품들에 비해 비싸다.

하지만 그럼에도 잘 팔리는 것은 다른 이유가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 이유가 대체 뭘까? 카카오프렌즈라는 캐릭터 때문인 걸까?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똑같은 기능을 가지고 있어도 사람들은 보다 가치있는 것을 원한다.

사람들을 유심히 살펴보니, 주로 인형이나 캐릭터 상품들을 구입하고 있었다.

공책이라던가, 수첩, 의류 같은 기능적인 것보다는 비기능적인 상품을 구입하고 있었던 것이다.

왜?


마케팅 전문가가 아니라서, 잘 모르겠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카카오프렌즈샵이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는 것이다.

어떤 목적을 가지고 이 가게에 들어오든, 이곳만의 분위기에 빠지게 되는 것이다.





곳곳에 사진을 찍을 포인트가 많았다. 단순 구경용으로도 방문할 가치가 있는 곳이다. 

사람들이 그렇게 붐비었던 것은 단지 캐릭터샵이기 때문이 아니라, 추억을 남길 수 있는 장소이기에 그랬는지도 모른다.


사업을 할 때에는 사람들에게 어떤 가치를 주느냐가 중요한 것 같다. 사람들은 자신이 가치가 없다고 생각하는 것을 사지 않는다.

그래서 국내 관광지나 박물관의 기념품을 사지 않는 것이다.

하지만 이곳의 '기념품'은 구매한다. 왜냐하면 그럴 가치가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점에서 이 점포를 방문하는 묘미가 있다.


이곳을 방문하면서 국내 기업 홍보에 대해서 많이 생각하게 되었다.

최근 많은 기업들이 프리미엄이나 뭔가 럭셔리한 것에 목매다는 것 같다. 왜냐하면 그렇게 띄워주면, 그에 응당하는 고부가가치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필자의 눈에는 전혀 프리미엄 같지도 않고, 전혀 럭셔리해보이지 않는다. 영화관이든 TV든 한국의 제품 광고는 언제나 일관돤다. 

화려하고, 고급지고, 뭔가 있어보이는 이미지.


문제는 실제로 구매했을 때, 전혀 그래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 맹점이 소비자들로 하여금 배신감을 느끼게 한다.

 자동차도 그렇고, 화장품도 그렇다. 대체 뭐가 럭셔리한걸까?

길거리에 다니는 수많은 자동차들을 보면서, 당신은 와아 TV에 나왔던 차다!라고 느끼는가?

어느 카페에 앉아 커피 한 잔을 주문하였을 때, 지친 일상 속의 피로를 완전히 풀어주는 로스팅에 감동하는가?


국내 기업의 마케팅 환경은 너무나도 저급한 수준에 있다. 자신의 주제를 모르는 것 같다. 그저 연예인 몇 명 불러서 광고 몇 번 때리고 포장지 바꾸면 가치가 올라가는 것처럼 착각하는 것 같다.

헛돈 쓰고 있는 것이다. 

이름이 알려지지 않는 기업이나 상품은 홍보효과라도 있지만, 이미 어느정도 규모가 있는 기업의 입장에서는 돈지랄도 이런 돈지랄도 없다.

 사람들이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그 가치만큼의 가격을 책정해도 된다. 그래서 이곳이 비싼 가격에도 성공하고 있다.

하지만 자신의 가치가 그렇지 않음에도 타인의 성공에 편승하여, 똑같이 행동한다면 실패할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나도 모른다. 내가 알고 있으면 이곳에 이러고 있지 않는다. 세계 굴지의 대기업에 들어가 마케팅 팀에서 일하고 있겠지.

하지만 확실한 것은 자신의 가치를 먼저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이다.

다른 사람의 눈에 자신이 어떻게 비치는지, 알아낸 다음에 가치를 상승시키든 지키든 해야할 것이다.

자기 자신만의 생각에 빠져 내 제품은 멋있어! 그러니까 비싸게 팔 거야! 라고 계속 떠들어대면 머지않아 소비자들의 눈길에서 벗어나겠지.



이러한 원리는 기업뿐만이 아니라 노동에도 적용될 수 있을 것이다.

노동이란 단순히 정해진 '일'만을 뜻함이 아니다. 상대에게 가치가 있는 '일'이 노동이다.

 즉, 눈으로 보이지는 않아도 결과로 측정하지 못해도 가치 있는 것이 있다.

 하지만 아직도 많은 일터에서는 이 노동의 속성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다.


정당한 대가를 지급하지 않고 무리한 노동 강도를 요구하거나, 아예 노동의 가치 따위는 아무래도 좋다는 곳도 적지 않다.

서비스가 좋다면, 그만한 가치가 있다. 가치는 곧 돈으로 이어진다.

노동의 가치를 무시하는 곳과 사람은 결국 실패한다.


여러모로 생각할 점이 많은 곳이었다.

카카오프렌즈샵은 가치가 있는 곳이다. 그래서 성공했다. 이렇게 성장하기까지 카카오는 수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했을 것이다.

12년 후반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카카오프렌즈는 메신저뿐만이 아니라 빵, 다음,  여러가지 상품과 사이트에서 얼굴을 비추었다.

그렇게 사람들의 눈에 들기까지 많은 시간이 필요했다.

그 결과가 이곳에서 발한 것이다.


어떻게 하면 다른 사람에게 자신이 필요하고 가치가 있을까?

나이를 얼마나 먹든지, 어떤 지위에 있든지 

그런 것들을 떠나 한 사람으로서 답하기가 어려운 질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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