렛미인 - 약간 텐션이 있었으면...

2016. 12. 28. 15:55감상/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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렛미인 1 - 6점
욘 아이비데 린드크비스트 지음, 최세희 옮김/문학동네

 

 이 소설은 오스카르와 엘리, 엘리의 먹이를 사냥하는 호칸, 경찰 스타판과 톰미 그리고 중반부부터 먹이감이 되는 암환자 클럽 멤버들의 시점이 번갈아 진행되고 있다.

 

 그렇기에 약간 지루했다. 이 소설은 인물이 너무 많았다. 그럼에도 뚜렷히 구별되는 특성을 가진 인물은 적었다. 이 소설은 사실상 오스카르,엘리,(톰미)의 이야기다. 나머지는 아무리 분량을 부과해도 그냥 조연에 불과하다. 초반에는 호칸의 시점이 약간 부각되기도 하나, 그냥 이야기를 진행하기 위한 떡밥에 불과했다. 그의 반현대적인 내면이나 그 바탕에 대해서는 어떠한 전개도, 설명도 없다. 후반부에 합류하는 감염된 암환자가 그나마 감염된 자신을 혐오한다는 '특성'을 보여줌으로서 조연 중에선 거의 유일하게 흥미로웠다.

 

 작가가 쓸데없는 인물들을 짤라냈다면, 이야기가 좀 더 스피드해지고 재미도 있었을 것이다. 어차피 피빨릴 암환자들 이야기, 오스카르를 괴롭히는 악역들의 뒷이야기 등은 진행되고 있는 이야기의 또다른 면을 부각시키기 보다는 이야기를 루즈하게 만들었다.

 또한 이야기의 분량 조절도 약간 실패했던 것 같다. 이 소설의 1권의 내용을 요약해보자면, 엘리가 뱀파이어였다. 끝. 이거 밖에 없다. 중요한 이야기는 2권에 다 몰아넣었다. 그렇기에 2권은 2권대로 너무 이야기가 빽빽했다.

 

 가장 아쉬웠던 점은 이야기를 처음 진행할 때의 분위기였다. 초반부에서는 오스카르가 왕따를 당하고, 그 가해자들 중 한명을 살해한다거나, 호칸이 현대 문명에 염증을 느끼는 부분이 나온다. 나는 이 분위기에서 이 작품이 스릴러나 뭐 그런 건줄 알았다. 복수의 소년 살인마나, 현대 문명에 반기를 드는 테러리스트. 그들의 싸움이 주를 이루는 이야기로 추론했던 것이다. 물론 당연히 그 예측은 빗나갔고, 뱀파이어로 살아간다는 것의 이면이나 사랑이야기가 주를 이루었다.

 

  첫부분이 워낙 피가 낭자하고, 연쇄 살인이나 테러 같은 자극적인 것에 주를 두었기에 오해를 한 것인데, 이 분위기가 뒤로 이어져서 인물의 내면을 나타낸다던가, 뭘 하던가 하지 않고 그냥 단절되버린 것이 아쉬웠다. 뒤로 이어진 것은 오스카르의 짜증과 호칸의 살인 즉, 외형 뿐, 그 본질은 전혀 이어지지 않았던 것이다. 가령, 오스카르가 살인 자료(?)를 스크랩할 정도로 살인에 대한 강렬한 열망을 가진다던가 호칸이 현대 문명을 극도로 싫어한다던가는 후의 이야기에서 거의 다루어지지 않는다.

 그나마 나온 것이라고는 악역들이 오스카르를 괴롭히는 장면 정도이다. 그나마 괴롭힌다는 것에 중점을 둘 뿐, 그것을 당하는 오스카르의 내면에 소홀했었던 것 같다.

 

 그러나 이러한 단점에도 불구하고 이 소설은 괄목할만한 점이 몇 개 있다. 바로, 문체, 심리다. 이 소설의 문체는 상당히 간결하면서도 필요한 것들은 모두 서술하고 있다. 어떤 것을 서술할 때, 쓸데없는 군더더기는 과감하게 생략하고 중요한 것들만 나열하여 독자들이 그 흐름으로 추론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또한 이 소설은 등장인물들의 심리를 현실성있게 엮어낸다. 단순히 이야기를 진행시키기 위한 도구로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그 사건을 두고 그렇게 느낄법한 심리를 엮어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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