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지 10 - 장수제의 걸작

2017. 2. 6. 10:43감상/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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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 전략 시뮬레이션

제작사: 코에이


 삼국지 10은 2004년 발매된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으로 장수제를 채택하고 있다. 13이 나오기까지 약 10년 동안 장수제 삼국지 중 최신작이었다. 10의 가장 큰 특징은 자유도라 할 수 있다. 무장제이니만큼 모든 장수를 플레이할 수 있을 뿐더러, 일반 장수나 재야 상태에서도 군주만큼의 재미를 느낄 수 있게 만들었다.

 

 특히 의뢰는 삼국지 10만의 차별화된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플레이어를 일종의 RPG를 하는 듯한 착각에 빠지게 하는 요소인데, 쉬운 것은 소지금 100~300짜리이지만 어려운 의뢰는 레어 아이템을 주기도 한다. 각 무장들의 전용아이템(청룡언월도, 적토마 등)보다는 못하지만 수집요소로써도 괜찮은 편이다.

 


                                                    임무에 빠지게 되면, 하라는 일은 안하고 밖에 싸돌아다니게 된다.

                                                     


또한 10만의 특징 중 하나는 설전이다. 시리즈 최초로 삼국지 10은 설전 시스템을 도입하였다. 그동안 삼국지 시리즈의 문관은 내정이나 올리는 노잼 플레이를 강요받았다. 제갈량이나 주유 같은 책사형은 계략으로 전투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지만, 간손미 같은 어중간한 문관은 글자 그대로 '노잼'이었다.

 그러나 본작에서는 무장들의 '일기토'처럼 문관들도 '설전'을 통해서 육성 재미를 느낄 수 있게 만들었다.


설전은 일종의 빙고와 비슷한데, 이해, 도리, 인정의 기본 세가지 공격패와 특수패가 있다. 기본적으로 숫자가 높은 쪽이 이기지만, 설전 판의 한 줄을 완성시켜 큰 피해를 준다면, 숫자의 우세가 바뀌어 작은 쪽이 더 우세해지기도 한다.

지력과 관련 특기가 있을 수록 설전시 들어오는 패가 유리해진다.


배운 여포의 철학. 설전에서 나오는 대사도 일품이다.


또한 PK를 출시하면서, 육아와 결혼 콘텐츠도 강화되었다. 삼국지의 완성은 역시 PK라는 말이 결코 헛되지 않았음을 코에이는 다시 한번 입증하였다.


그러나 사실 삼국지 10도 단점이 많다. 대표적인 것이 AI다. 초보 때에는 게임 시스템에 낯설기 때문에 잘 눈치를 채지 못하는 경우가 많으나, 삼국지의 인공지능은 정말 형편없는 수준이다. 본작도 예외가 아니어서, 피해 몇 번 입었다고 의미 없이 이리저리 돌아다니는 적 군사를 보면 한숨이 절로 나온다.


또한 인공지능을 차치하더라도 전투 자체가 너무 재미가 없다. 처음 한 두번은 재미있지만, 중반부에 접어들면 자동 전투만 누르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PK 이전에는 자동 전투도 없었다니, 이 얼마나 끔찍하고 무시무시한 발상인지 모르겠다.

게다가 세력을 확대시킬 수록 해야 할 일이 너무 많아진다. 전역 시스템이 있지만, 그냥 안쓰는 것이 낫다. 하나 하나 일일이 출진하고, 도시 공략 명령을 내리는 것이 너무 귀찮아진다. 


게다가 상황에 따른 이벤트나 대사도 다 비슷비슷한지라 중반부부터 전체적으로 쉽게 질릴 우려가 있다. 이건 10만의 문제는 아니긴 하지만. 때문에 심즈처럼 콘셉트를 잡고 플레이해야 본 게임을 제대로 즐길 수 있다. 이걸 전투 시뮬레이션이라고 생각하지 말고, 육성이나 다른 쪽으로 개념을 바꿔서 생각하는 게 더 재밌다.


플레이어가 스스로 재미를 찾는다면, 꽤나 쏠쏠한 재미를 얻기에 가장 좋은 시리즈다. 삼국지 10이 지금도 플레이되고 있는 것은 아마 이 때문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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