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그오 몇 달하고 느낀점

2018. 5. 6. 19:23감상/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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폰게임에 관심이 있다면, 페이트 그랜드 오더라는 게임을 한번쯤 들어봤을 것이다.

창렬한 가챠, 컨텐츠 부족, 조무사급의 게임성을 고루 갖춘 실로 막장 게임이다.

그러나 이 게임은 거의 언제나 매출 TOP 10위 안에 드는데, 다른 게임보다 유저수가 크게 차이난다는 점을 생각한다면 꽤나 놀랍다.



이 게임의 단점은 무궁무진하다.

터무니 없는 성정석 가격, 예장과 서번트를 한 곳에 몰아넣은 가챠 구성, 악명 높은 가챠 확률,

스토리와 레벨업 그리고 이벤트 빼면 시체인 컨텐츠, 세이버 오타쿠가 천편일륜적으로 찍어내는 쿠소 캐릭터,

복잡하지도 않고 긴장감도 재미도 없는 전투 시스템, 뇌가 없는 유저 편의 시스템, 아예 포기한 밸런스, 극악의 육성 난이도 등등



이 게임을 '개돼지 게임', '게임조무사', '쓰레기 게임'이라 부를 이유는 충분하고도 넘친다.



그런데 나는 왜 하고 있을까.

생각해보니 위에 언급한 단점 중 나에게 적용되는 것이 별로 없었다.


어차피 무과금이니까 성정석이 얼마든 신경쓸 필요가 없고,

가챠도 어차피 게임 진행에 필요한 녀석들은 어느 정도 뽑았으니, 굳이 목매달 필요가 없으며,

컨텐츠가 없으니까 그냥 접속 보상받고 끄면 되며,

세이버 면상은 나한테 어차피 안 나오니까 무시해도 되고,

이벤트와 스토리 빼면 아예 게임을 안하니 전투도 알바 아니며,

UI가 존나 암을 유발하지만,

애초에 PVP 게임이 아니니 밸런스가 맞든 안 맞든 별로 관심없고,

새로운 캐릭을 굳이 키울 필요없으며, 필요한 재료는 이벤트에서 퍼주니까 육성도 완전히 어렵지 않다.




오히려 어느 정도 궤도에 오르면 육성과 가챠의 필요성이 급락하며,

스토리나 이벤트 진행에 반드시 5성캐가 필요하지도 않다.

 심지어 '어느 놈'을 제외하면 이벤할 때 주는 배포캐는 대부분 성능이 좋아서 그냥 그걸로 써도 된다. 다만 리세마라 할 때, 공명은 필수.

후반 업데이트를 대비해서 스킬작과 몇몇 특수캐를 키워둬야 하지만, 그쯤 되면 재료와 종화가 쌓이고 쌓였을 것이며

설령 안 쌓여도 이벤 돌면 쌓이기에 시작 할 때보다 게임 난이도가 몇 배는 쉽다.



 엥? 이거 완전 혜자겜 아닌가?

다른 게임은 경쟁 컨텐츠, 레이드, 아이템 강화, 요일 퀘스트 도느라 시간을 낭비해야 하지만

페그오는 다르다. 

요일 퀘스트가 있지만 필수는 아니다. 어느 정도 키웠으면, 그냥 이벤 돌면 된다.

경쟁? 없다. 기껏해야 가챠 자랑질밖에 없다. 레이드? 아템 강화? 없다. 예장과 보구 강화, 포우작이 있기는 한데 안 해도 전혀 상관없다.



픽업 나올때마다 지갑 열지 말고 일정 선에서 만족할 수 있다면, 페그오는 대단히 혜자겜이다.

의도한 것은 아니겠지만, 부족한 게임성이 오히려 유저에게 여유를 주고 있다.

프렌즈 시스템이 있어서 현재 한그오에서 존나 어려운 건 그냥 만렙 인연헤클 받아오면 왠만한건 다 해결된다.

그냥 모든 서번트를 얻은 다음, 보5 스10/10/10 찍고 싶다는 욕망만 없으면 정말 편하다.



페그오는 페이트 원작이 그랬던 것처럼 통상적인 액션 게임이 아니라, 거의 비주얼 노벨에 가까운 것 같다.

캐릭터가 겁나게 많은데도, 대체로 캐릭터성이 잘 살아 있으며 가끔 무릎을 딱 칠 만큼 매력적인 녀석도 있다.

스토리는 각 장마다 호불호가 갈려서, 좋다고는 말할 수 없지만 다음이 궁금하긴 하다.



페그오를 계속할 거냐고 물으면 글쎄?

지울 거냐고 하면 아직 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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