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 픽처 - 그저 그랬다

2017. 5. 18. 00:21감상/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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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 픽처 - 6점
더글라스 케네디 지음, 조동섭 옮김/밝은세상


몇 년 전 베스트셀러가 되었던 빅 픽처.
잘 나가는 월가의 변호사가 치정사건 때문에 살인을 저지르고 다른 사람인 척 살아간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뉴욕 타임즈에서 추천하기도 했다는데,

솔직히 그렇게 특별한 책은 아닌 것 같다.
스토리가 뚜렷하게 기억에 남는 것도 아니고, 연출이 그렇게 좋았던 것도 아니고,
등장인물에 감정 이입이 잘 되었냐면 그것도 아니었다.

이 책은 글자 그대로 그냥 그랬다.
바람난 배우자의 애인을 우발적으로 살해하고, 생존을 위해 자신의 신분을 조작해서 살다가
잃어버린 꿈을 다시 되찾아 성공, 그리고 다시 원점.

얼핏 보기에는 한 개인의 멋진 성공담인 것 같지만... 글쎄.
전혀 멋지지 않았다.

내가 왜 이렇게 느끼는지 생각해본 결과, 나는 주인공이 마음에 안 들었던 것 같다.

주인공은 타고난 금수저에 몇 억씩 버는 탁월한 변호사다.
그런 변호사가 살인자가 된 다음 겪는다는 게, 기껏 무명 사진가 생활이다.
그것도 얼마 못 간다. 1,2 개월? 그 후에는 대박쳐서 아주 슈퍼스타가 되신다.

사진 잘 찍으면 실제로 그렇게 슈퍼스타가 되는지 어떤지는 잘 모르겠지만, 
난 내셔널지오그래픽 사진 작가 이름을 단 한 명도 기억하지 않는다.
나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물론 내가 사진기사를 폄하하고자 하는 것은 아니다. 단지, 너무 서사가 현실과 동떨어진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었을 뿐이다.
백번 양보해서, 톱 클래스 사진기사가 슈퍼스타급 대우를 받는다고 쳐도, 너무 쉽게 가는 것이 아닌가 싶다.
그냥 도망 좀 치다가, 우연히 찍은 사진이 잘 나와서 대박나고, 겸사겸사 애인도 만들고...
긴장이라는 게 전혀 없지 않는가. 성공에 성공만 거듭할 뿐이다.

그저 주인공이 잘 났다는 이야기만 400페이지 넘게 들으니 뭐 어쩌라는 생각이 들었던 건지도 모른다.

뭐, 어쨌든 더글라스 케네디의 빅 픽처는 나에게 그저 그런 소설이었다.
시간이 남으면 전철이나 버스에서 읽을 만한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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