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과 함께-죄와 벌 : 김자홍이 너무 아쉽다

2018. 1. 2. 23:46감상/영화

반응형




장르: 판타지, 드라마

감독: 김용화

배우: 하정우, 차태현, 주지훈, 김향기


내 평점:★★★☆☆








이 글에 스포일러가 있을 수 있습니다.






 신과 함께가 드디어 영화화되었다. 근래에 네이버가 무료로 재연재하던데, 이걸 노린 건지는 모르겠다.

 어쨌든 900만 명 이상이 볼 정도로 이 영화는 상업적 성공을 거두었고, 앞으로도 그럴 것 같다.

원작과 다른 노선을 걷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애초에 영화는 상영시간이 제한되어 있다. 드라마라면 모를까 영화화한다면 그런 점은 감안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작중 최중요 인물 중 하나인 진기한의 역할을 3차사가 먹은 것도 그렇게 나쁘게 생각하지 않는다.



영상미도 나쁘지 않았고, 연기도 내 기준에서는 딱히 문제될 것은 없었다.

그러나 아쉬웠던 것이 하나 있었으니


김자홍.

원작의 김자홍은 무색무취의 인간이다. 무골호인이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그는 특출난 것이 없고, 그저 한국 사회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평범한 인간일 뿐이다.

심지어 사인조차도 술 때문이다. 누구와 싸우다 칼 맞은 것도, 자살한 것도, 누구를 구하려다 죽은 것도 아니다.

어처구니없을 정도로 평범한 죽음

그 죽음으로부터 시작된 재판의 여정을 진기한이라는 수수께끼의 인물의 도움으로 돌파하면서 신과 함께가 인기 있었다.



그런데 영화에서 김자홍은 소방관이다. 그것도 범죄도시의 마동석처럼 어딘가 부패한 모습도 보이지 않는다.

정말 정석적인 선인이며, 그의 인생에 한 점의 얼룩도 없는 인물이다.

영화 초반부터 그는 '의인' 취급을 받으며, 절대적으로 선한 인간이라는 것을 모든 사람이 아주 강조해준다.

덕분에 지옥의 재판은 선량한 사람을 어떻게든 잡아 쳐넣으려는 졸렬한 체제로 변질된다. 

(물론 원작에서도 지옥의 시스템은 나사 빠졌기는 한데, 이 정도는 아니었다)


원작에서 김자홍이 인기있었던 것은 독자들의 '공감'을 이끌어낼 수 있는 인물이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나쁘지도, 그렇다고 별로 착하지도 않은 성격의 그는 많은 평범한 사람을 대변했다.

죄와 무죄 사이의 경계에 있는 그를 진기한이 구해주는 것이 저승편의 주요 볼거리였다.



그러나 영화에서는 어떤가? 애초에 재판이 필요없을 것 같은 사람을 붙잡아서, 과거 회상 셔틀이나 시킨다.

쓸데없는 신파에 정말 화가 났다. 그래 착하다, 착해. 그러니까 그만하라고.

마지막 반전이 없었다면 욕이 나왔을 것 같았다.

존속살인을 시도했다는 반전을 위해서 그동안 선인이었던 점을 강조했던 것 같은데, 무리수였다.

잠깐 동안 관객들을 신파적 감정에 노출시킬 수 있어도, 결국 남는 것이 없었다. 

강박에 가까웠던 선이, 사실은 과거에 집단 자살을 시도했던 것에 대한 죄책감때문이라고 설명한 것은 맥이 빠졌다.

대체 4~5개의 지옥은 무엇을 위한 씬이었던 것인가. 



차라리 김자홍-진기한/3차사와 유성연 에피소드로 분할했으면 어땠을까 싶다.

어차피 2부작이니 분량은 충분하겠고, 연결고리는 어떻게든 만들면 되지 않을까.

어떻게 짜도 친족이 원령이 되면 저승에 혼란이 온다는(...) 이상한 설정보다는 낫겠지.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