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츠 오브 아이언 4 후기

2018. 12. 23. 16:45감상/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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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츠 오브 아이언 4(이하 호이4)는 호이 시리즈의 최신작으로 출시 전부터 많은 관심을 받던 게임이었다.

확장팩 격인 다키스트 아워(DHR, 데챨로 불리기도 함)가 출시되었음에도 현역으로 굴리기에는 너무 오래된 호이2와 신규 유저들을 영입하기에는 너무 매니악한 호이3의 한계를 넘어 최신 그래픽과 역동적인 외교, 다채로운 전략이 가미된 새로운 게임이 될 것이라 팬들은 예측했다.


그리고 마침내 뚜껑을 까보니..



확실히 그래픽은 더 나아졌고, 군단 시스템으로 유저들이 플레이하기에 더욱 편해졌다. 내셔널포커스 도입으로 모드 제작이 용이해졌으며, if 루트 전개도 가능하다. 하지만 나는 이 게임을 하면서 뭔가 나사빠졌다는 느낌을 버릴 수 없었다.

마치 스프 안 넣은 라면을 먹는 것과 같은 기분.


이 게임은 뭔가, 뭔가가 빠져있다.


곰곰이 생각해보다가 문득 화면을 보았다.


호이는 기본적으로 한 국가의 지도자가 되어 전쟁에서 승리를 이끌어내는 것이 목표인 게임이다.

내각을 구성하고, 기술을 개발하고 외교를 조율하고 전선을 지휘하는 것이 유저들의 몫이었다.


호3까지만 해도 정치창은 내각 전원의 이름과 직위가 명시되었다.

 사실 능력치는 다 고만고만하지만, 내각진들의 얼굴과 이름을 보면 뭔가 국가를 지도하고 있다는 뽕이 차오르기도 했다.

또한 여러 이념이 있어 비록 실제 플레이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제한적이지만 뭔가 그럴싸한 분위기를 만들어주었던 전작들에 비해


호이4는 이념을 민주주의/공산주의/파시즘/비동맹 4개로 나눠버렸으며, 4개에 하위 카테고리가 있지만 아무도 신경쓰지 않는다.

가령 게임 내에서 영국의 세력은 민주주의(보수당)/공산주의(영국 공산당)/파시즘(파시스트 연합)밖에 없다.

아무리 그래도 이건 좀 심하지 않았나 싶다.



이 창이 그립다.




호이4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가 내셔널 포커스다. 

전작들이 이벤트와 디시전에 의존하여 정치적 결정을 내렸다. 하지만 본작부터는 내셔널 포커스를 통해 기본적인 정책 방향을 결정하고 짜잘한 것들은 이벤트나 디시전으로 메꾸는 형식을 취하고 있다.


이 내셔널 포커스 덕분에 유저들이 정통 제2차 세계대전이 아닌 가상의 IF 상황을 발생시키기 쉽다. 민주주의 독일, 히틀러 조기진압, 공산 미국 등 기존 전작에서 언급되었던 컨셉플레이가 게임 플랫폼에 안착된 것이다.


호이4가 인기를 끄는 것도 이 내셔널 포커스와 작전군 시스템 덕분이라고 할 수 있다.

내셔널 포커스를 잘 짜면 짤 수록 게임이 역동적이게 되지만, 그냥 대충 만들고 방치해놓으면 쓰레기 게임이 되버린다. 게임의 수명을 결정하는 매우 중요한 요소인 것이다. 나도 이 시스템에 큰 불만은 없다. 다만 시스템 자체가 너무 단순한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


중요 정책을 한 방향으로 잡기만 하면 거의 무조건 관철되는 시스템. 전작들은 '확률'을 도입했지만 본작은 '확정'을 도입했다. 유저가 이렇게 결정하면 거의 무조건 그렇게 되는 식이다.

운빨을 크게 약화시켰다는 평이 있지만 나는 뭔가. 뭔가 아닌 거 같은 생각이 든다.

호이4는 나쁜 게임이 아니다. 실제로 스팀 유저들을 상당히 확보한 게임이기도 하고 게임성도 좋다.

다만 나는 호이4를 하면 할 수록 왠지 폰게임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게임을 하면 할 수록 내가 총통이나 대통령으로써 전쟁을 이끌어나가는 것이 아니라, 행정부나 군수부에 근무중인 공무원 A인 것 같은 느낌이 매우 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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