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탈워: 삼국 감상, 분명 삼국지인데 삼국지가 아닌 것 같은 게임

2020. 1. 25. 17:51감상/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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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토탈워: 삼국, 즉 삼탈워는 2019523일에 출시된 토탈워 신작이다.

삼탈워는 출시되자마자 삼국지 팬들에 큰 반향을 일으켰다. 원소의 OP스러운 특성으로 인해 공손찬이 재평가되고, 조조의 대리전 특성으로 인한 알파고 드립도 나왔다.

 

 그러나 삼탈워는 출시되고나서 그 인기가 그리 오래가지는 못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단점이 서서히 부각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없는 업데이트, 발석거·궁병 위주의 병종밸런스, 너무나도 적은 유니크 장수’, 삼국지치고 너무 적은 스토리텔링 등 삼국지치고 게임의 내용이 너무 부실했다.

 

 20201, ‘천명’ DLC가 나온 이 시점조차도 이 문제가 그렇게 크게 개선되지 않고 있다. 현재 새 DLC빨로 조금 인기가 회생한 것 같지만 2~3달 후면 다시 빠질 것 같이다. 왜냐하면 그동안 지적된 단점이 별로 개선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삼탈워 개발진은 너무 게으르다.

 출시 후, 7개월 동안 내놓은 것이 왕조 모드, 갑옷 17, 마갑기병, 유니크 장수 4, 도겸 세력 밖에 없다.

왕조 모드는 스크립트만 몇 개 건드리면 뚝딱 나오는 노잼 모드고,

 갑옷은 어차피 게임 내 수치만 변경시키기 때문에 만드는 데 어렵지 않으며,

 마갑기병은 팔왕의 난 팔아먹을려고 만든 것이며,

 유니크 장수 4(황개, 곽가, 가후, 방통) 추가는 왜 출시할 때 포함 안 했다가 지금 푸는지 이해가 안되며,

 도겸 세력 업데이트는 말이 거창하지, 그냥 도겸이라는 유니크 장수 하나 추가한 것에 불과하다.

 천명과 함께 나온 1.40 패치가 되어서야 황보숭, 노식, 초선, 순욱이 유니크 무장이 되었다.

 

 7개월 동안 이따위로 업데이트할 만큼 기본 볼륨이 충실했을까? 절대 아니다.

 ‘천명이전 유니크 장수는

조조, 유비, 손권, 원소, 원술, 유표, 유장, 제갈량, 주유, 사마의, 공융, 손견, 태사자, 장료, 서황, 악진, 조운, 황충, 한수, 관우, 하후돈, 전위, 허저, 장연, 정강, 여포, 하후연, 장비, 손책, 감녕, 손인, 마등, 마초, 동탁, 공손찬, 하의, 황소, 공도

 28명이다.

 

 여기에 황개, 곽가, 가후, 방통, 황보숭, 노식, 초선, 순욱, 도겸, 유총, 장각, 장보, 장량, 하진

 14명이 추가되어서 42명이 고유 모델링 가진 유니크 장수가 되었다.

 

 고유 모델링을 가진 장수가 42명이나 된다고 생각하는가? 오히려 반대다. 42명밖에 되지 않는다. 42명 외에는 모두 클론이다.

 물론 고유의 타이틀과 효과를 가진 장수도 있기는 한데, 그래봤자 클론이다. 랜덤으로 뽑히는 듣보잡 장수보다 성능이 조금 좋은 듣보잡에 불과하다.

 

 코에이가 괜히 전무장의 일러스트를 그린 게 아니다. 비록 인게임 모델링은 동일하더라도 내정이나 외교 등 UI에서 흔히 보이는 모습이 무장마다 각기 다르기 때문에, 게임성과는 별개로 삼국지 분위기를 지금까지도 잃지 않고 있다.

 

 반면 삼탈워는 게임성은 좋지만 삼국지 분위기가 아직도 옅다. ‘42외의 인물은 거의 클론장수 취급받고 있으며, 42명이 자연사나 참수 등으로 사망할수록 삼국지 분위기가 급격히 사라진다.

 

 코에이는 전무장에 열전을 추가하여 걔네들이 어떤 인간이었는지 알려준다. 게임적으로는 불필요한 기능이지만 이 역시 삼국지 분위기를 내는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그러나 삼탈워는 그딴게 없다. , 사실 지금까지 토탈워 낼 때 역사적 인물에 대해서 주저리주저리 늘어놓은 적이 없으니 당연하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토탈워는 부대를 움직이는 워게임이었다면, 삼탈워는 아예 역사 속 인물 중 하나가 되어 감정을 이입해야 하는 소설적인 측면이 추가되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굳이 삼국지일 필요가 없다. 그냥 토탈워: 중국이라고 만들고 주변 국가 추가시키면 될 일이었다. 오히려 그 편이 병종 특성이나, 세력 특성을 짜기 더욱 쉽다.

 

 그런데 삼탈워는 소설적인 부분이 너무 부족하다. 이벤트도 너무 적다. 새로 도입된 딜레마 시스템은 기대 이하였다. ‘역사적 선택‘IF 시나리오의 매개가 될 것으로 기대되었던 딜레마는 그냥 아예 답정너 수준이다.

 

 삼탈워는 토탈워로 만든 삼국지보다는 토탈워로 만든 유로파유니버셜리스(삼국모드)의 성격이 아직 너무 강하다. 삼국지를 좋아하는 것은 그 속에 나오는 인물들의 개성, 선택, 배경, 상황 등에 감정이 이입되기 때문이다.

 

 때문에 삼국지 배경 게임은 캐릭터의 매력이 대단히 중요하다. 코에이 이후, 삼국지풍 게임들이 괜히 일러스트 뽑아서 장수 간 차별을 주는 게 아니다. 하다 못해 20년전 피처폰 게임도 장수마다 일러스트가 다 달랐다.

 

 그러나 삼탈워는 유로파처럼 이야기에 집중하지 않고 경영에 집중했다. 역사적인 선택이나 이야기보다는 그 시대를 가 경영한다는 느낌을 주려하는 듯하다. 내가 봤을 때는 개발진이 게임을 잘못 보고 있는 것 같다.

 

 배경이 삼국시대고, 주요 무장 몇 개를 만들어두면 마치 삼국지가 될 거라고 착각하는 것 같다. 틀린가? 저 위의 ‘42무장을 모두 제거하고 한번 플레이 해보라. 대체 어디가 삼국지인가?

 

 그리고 ‘42이 있다고 해서 반드시 삼국지가 되는 것이 아니다. 삼국지 이야기가 나와야 삼국지가 되는 것이다. 천명 출시할 때 이벤트 여러 가지를 추가했지만, 내가 봤을 때 너무 부족하다.

 

 또한 삼국지를 배경으로 하면서 삼국지대로 진행이 전혀 안 된다. 물론 코에이처럼 강제로 을 조성할 필요는 없지만, 삼국지의 원래 판도를 염두에 두어야 할 필요가 있다. ‘이야기를 따라를 좀 더 효과적으로 만들 필요가 있다.

 랜덤 인카운터만 넣을 꺼면 유로파와 대체 뭐가 다른가.

 

 삼탈워는 분명 잘 만든 게임이다. 그러나 더 잘 만들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하지 않는다. 트로이를 만들고 있어서 그런가? 이유가 뭐든 지속적인 후속 관리가 필요하다.

 지금 삼탈워는 한 두 번 엔딩보면 굳이 다시 할 필요가 없는 게임이다. 세력간의 차이가 보유 장수 빼고 별로 없으니 어차피 전개는 다 똑같다. ‘역사뽕나오게 만드는 요소도 없다.

 

 삼탈워가 천통 한 번 하면 왠지 모르게 현타가 엄청나게 오는 게임인 이유가 여기에 있다. 어느 놈을 해도 결국 똑같으니까.

 부디 1년 뒤에는 좀 더 나은 모습을 보여주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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