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프레스티지(2006) - 두 남자의 마술 전쟁과 반전

2016. 8. 26. 10:00감상/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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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개봉된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프레스티지는 위신이라는 뜻도 있지만, 속임수라는 뜻도 있습니다. 때문에 작중에 마술의 3막 중 숨겼던 것을 다시 돌려놓는 마지막을 구성하는 요소를 가리키는 말이라고 설명합니다. 1900년대 두 명의 마술사가 서로를 시기하여 복수극을 벌이는 내용으로 옛 유럽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습니다.

영화의 첫 장면은 마술 공연을 하던 '그레이트 댄튼' 로버트 앤기어(휴 잭맨)이 수조에 빠져 살해되면서, '프로페서' 알프레드 보든(크리스찬 베일)이 살해 혐의로 감옥에 가게되는 부분입니다. 이 장면을 기점으로 영화는 과거를 향해 진행되는데, 두 사람이 왜 갈등을 빚었는지 왜 이러한 결과가 나왔는지에 대한 이유가 본 작품의 핵심 내용입니다.

 

앤기어와 보든은 사실 같이 일하던 동료이자 라이벌이었습니다. 하지만 수중마술 공연 도중, 보든이 매듭을 잘못 묶는 바람에 앤기어가 사랑하는 아내, 줄리아가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하게 됩니다. 이후 둘의 사이는 급격하게 나빠져, 서로를 증오하게 됩니다. 쇼맨십을 타고난 앤기어는 이후로 잘 나가지만, 사람들을 대하는 것에 서툰 보든은 팔론이라는 조수를 대동했을 뿐 인기가 적었습니다.

 

 그러나 앤기어가 이전의 일 때문에 보든의 공연장에서 훼방을 놓아 보든의 손가락 두 개를 다치게 합니다. 보든은 손가락을 다쳤지만 '순간이동 마술'이라는 새로운 마술을 개발하여 다시 일어섰고, 앤기어 또한 이를 모방하여 대역을 쓴 자신만의 순간이동 마술을 개발하여 공연합니다.

 이후 보든은 저번의 일에 대한 보복으로 앤기어의 공연장에 훼방을 놓아 앤기어의 공연을 망침과 동시에 한쪽 다리를 부러뜨립니다. 이렇게 서로 죽일 듯이 훼방을 놓으면서 점차 서로에 대한 증오와 마술 비법에 대한 갈망도 커져갑니다.

 

 

줄리아의 매듭을 어떻게 묶었냐는 앤기어의 질문에 '모른다'고 답하며 장례식장을 빠져나가는 보든.

 

보든의 비법을 알아내기 위해 앤기어는 자신의 조수 올리비아를 보든에게 보내나, 암호로 된 그의 노트 외에는 마땅한 정보를 캐내지 못합니다. 그러자 그는 보든의 조수, 팔론을 납치한 후, 보든을 협박하여 Tesla, 즉 니콜라 테슬라라는 힌트를 얻습니다. 테슬라를 향해 홀로 떠난 앤기어는 막대한 자금을 테슬라에게 주어 '순간이동 마술'을 위한 기계를 만들도록 의뢰합니다.

 

테슬라의 조수 앤디와 테슬라 그리고 앤기어

 

그러나 여행지에서 그의 노트를 다 읽은 앤기어는 보든이 자신에게 노트를 준 것은 보든을 사랑하는 올리비아와 함께 철저히 계획된 것이었으며, 그의 비법과는 전혀 연관이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계속되는 실험의 실패와 보든에게 속았다는 사실에 실망한 앤기어는 모든 것을 포기하고 돌아오려 하나, 의외의 장소를 목격하게 됩니다. 결국 앤기어는 자신이 원하던 기계를 얻은 채 런던으로 되돌아옵니다. 

 

널부러져있는 모자들. 영화 내의 수많은 복선들 중 하나.

 

런던에 돌아온 앤기어는 대박을 터뜨리고, 보든의 아내 사라는 가정 불화로 인한 우울증으로 자살을 하게 됩니다. 앤기어의 마술 비법이 궁금했던 보든은 그의 무대 뒷쪽에 잠입하지만, 그 안에서 수조에 갇힌 앤기어를 발견합니다. 그를 구하려 했지만 실패하고, 결국 영화의 첫장면대로 감옥에 가게 됩니다. 감옥에서 그는 콜드로 경이라는 귀족에게 마술비법을 파는 대신 딸의 후견인이 되어주겠다는 제안을 받습니다. 고민하다 결국 요구를 승낙하게 된 보든.

 그러나 직접 만난 콜드로 경은 이미 죽었다고 알았던 앤기어였습니다.

앤기어는 보든을 파멸시키기 위해 자신의 죽음을 이용하여 살인 혐의를 뒤집어 씌운 것이었습니다. 보든은 결국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사형장으로 끌려가 사형당하게 되고, 앤기어는 자신의 기계를 극장 어딘가에 영원히 보관하려고 합니다.

 

 

그러나 사형당했던 보든이 앤기어에게 총격을 가하는 반전이 일어납니다. 그러고나서 앤기어가 그토록 궁금했던 자신의 순간이동 마술 비법을 말합니다. 그 비법이란 바로 자신과 똑같은 대역을 쓴다는 것이었습니다. 대역을 쓴다는 발상은 앤기어의 조력자인 카터가 이미 언급한 바 있었으나, 그는 보든이 손가락 두 개를 다쳤기 때문에 대체될 수 없다고 무시했었던 것이었습니다.

 사실 보든의 조수 팔론은 보든과 일란성 쌍둥이였고, 서로 역할을 교대해가면서 살아왔던 것이었습니다. 이를 위해 손가락 두 개까지 자른 그들은 주위의 모든 사람들을 완벽하게 속일 수 있었습니다.

 

보든의 트릭을 들은 앤기어도 자신의 트릭을 이야기합니다. 앤기어의 기계는 공간이동이 가능하지만 그 자리에 복제품이 남는다는 점이 있었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기계를 작동시킬 때마다 또 다른 자신을 계속 죽여왔다는 점을 말합니다. 과다출혈로 쓰러진 앤기어를 뒤로 하고 보든은 자신의 딸 제시를 찾아가는 것으로 영화는 끝납니다.

 

제가 생각한 이 영화의 복선은

1.초반부 중국인 마술사가 마술을 성공하기 위해 몇 년동안 계속 절음발이를 연기해왔다는 점

2.테슬라의 연구소 근처에 똑같은 모자와 고양이가 발견된다는 점

3.보든의 공연에 대하여 카터가 그냥 대역을 쓴 것이라 말하자, 앤기어가 너무 뻔하다고 답한 점

 

 

 이 영화는 반전보다는 구성을 보는 것이 더 즐기는 맛이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단순한 진실'을 외면한 앤기어는 '복잡한 상상'의 영역으로 발을 들입니다. 때문에 영화가 SF물이 되어버렸지요. 무언가 '특별한 사실'이 있을 것이라 계속 의심하는 앤기어는 '사실이 될 수 없는 상상'을 창조해내고, 결국 단순한 진실로서 살아온 보든에게 사망하게 됩니다.

 단순한 사실이 곧 진리인 것은 아닌가 하는 교훈을 주고 있는 것 같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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