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상/영화(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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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의 미로(2006) - 잔혹한 동화
감독: 기예르모 델 토로장르: 판타지/드라마배우: 이바나 바케로, 세르지 로페즈 판의 미로: 오필리아와 세 개의 열쇠는 아마 2000년대에서 가장 극찬을 받은 판타지 영화들 중 하나일 것이다. 원제는 단순히 판의 미로일뿐인데, 어째서인지 한국에서는 오필리아와 세 개의 열쇠라는 부제를 붙였다. 아마 배급사가 가족 판타지적인 이미지를 심어주기 위해서 이런 사기(?)를 친 것 같은데, 완벽한 실패였다.왜냐하면, 이 영화는 꿈과 희망이 넘쳐나는 장미빛 판타지가 아니기 때문이다. 오히려 어둠이 내린 까만 밤 속 희미하게 내리는 달빛과도 같은 음울하면서도 아름다운 환상이다. 때문에 실제로 이 영화가 개봉되었을 때, 잘못된 마케팅으로 이 영화를 반지의 제왕처럼 쾌활한 분위기일 것이라 착각했던 많은 사람들이 피해를 입..
2017.03.20 -
아메리칸 스나이퍼(2014) - 허트 로커의 완벽한 하위호환
장르: 액션, 드라마 감독: 클린트 이스트우드 배우: 브래들리 쿠퍼 아메리칸 스나이퍼는 이라크 전쟁 중에 활약한 크리스 카일이라는 저격수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이다. 작중 주인공인 카일은 애국심이 투철한 전형적인 텍사스인으로 나온다. 그가 미군에 입대한 정확한 이유는 제대로 밝혀지지는 않지만, 영화 초반부에서 '사람은 세 종류, 양과 늑대, 양을 지키는 개가 있다. 나는 내 아들이 양이나 늑대가 되기를 원하지 않는다.'라고 한 그의 아버지의 가르침에 따른 것으로 추측된다. 케냐 미 대사관 테러 사건을 계기로 그는 양을 지키는 개가 된다. 그 후로 네이비 씰에 입대하여, 저격수 훈련을 받고 수많은 적을 사살한다. 그가 사살한 적 중에는 여자나 어린이들도 있다. 이슬람 테러집단은 여자나 아이에 대한 경계가 비..
2017.03.10 -
핵소 고지(2016)-정상과 비정상의 경계에서
장르: 드라마, 전쟁감독: 멜 깁슨배우: 앤드류 가필드, 샘 워싱턴, 테레사 팔머 솔직히 말해서 나는 이 영화에 대해서 눈꼽만큼도 기대하지 않았다. 최근 본 어라이벌(국내명 컨택트)에 대단히 실망했을 뿐만 아니라, 헐리우드 전쟁 영화라는 것이 대개 다 비슷비슷한 플롯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굳이 봐야 할 필요가 있나 싶었다. 전우애, 꼬장부리지만 부하를 열심히 챙기는 부사관, 반면 대체로 무능하거나 비인간적인 장교, 전장의 아비규환 너머로 닿는 명예, 사랑과 가족, 화려한 액션. 대부분의 미국산 전쟁영화들의 고정된 레퍼토리였다. 그들이 전하는 메시지는 그 권태기에 들어선 연출과 스토리 때문에 너무나도 닳고 닳아있었다. 그래서 나도 이 영화도 똑같을 것이라 생각했었다. 자리에 앉는 순간 턱을 괴고 '그래, ..
2017.02.26 -
컨택트(2017) - 그래서 뭐?
장르: SF, 드라마감독: 드뇌 빌뇌브배우: 에이미 애덤스, 제레미 레너 컨택트, 사실 원제는 어라이벌Arrival이다. 대체 왜 굳이 제목을 뜯어 고쳐서 개봉했는지(차라리 뜯어 고칠려면 원작 '네 인생의 이야기'가 백배는 더 나았을 것이다) 모르겠다. 사실, 테드 창의 소설 '네 인생의 이야기'는 SF계에서는 매우 유명한 작품이었다. 작품집의 소설들 하나 하나가 SF의 현대성과 기술적 측면, 현학적 측면을 잘 살리면서도 한편으로는 사회 문제(외모지상주의에 대한 소고), 문명의 기원(바빌론의 탑), 종교적 기적(지옥은 신의 부재) 등의 인문학적 주제를 혁신적으로 다루었기 때문이다.아마 소설 발매 때부터 영화화 이야기가 돌았던 것 같은데, 무려 약 십 년이 지나서야 그게 실현되니 참 오묘한 감정이 느껴진다..
2017.02.11 -
매드 맥스: 분노의 도로(2015) - What a lovely day
장르: 액션감독: 조지 밀러주연: 톰 하디, 샤를리즈 테론 매드 맥스: 분노의 도로는 정말 경외심이 드는 영화다. 솔직히 말해서 나는 이 영화를 보기 전에는 그저 그런 쌈마이 영화인 줄 알았다. 그러나 처음 10분만에 나는 그 편견을 완전히 고쳐버렸다. 이 영화는 세계관이 너무나도 철저하게 구성되었을 뿐만 아니라, 곳곳에 제작진들의 깊은 생각이 담겨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특히나 본작은 제88회 아카데미 작품상, 감독상, 의상상, 분장상, 미술상, 편집상, 음향편집상, 음향상을 수상하는 등 일찍이 그 예술성을 인정받고 있다. 나는 영화 평론가는 아니지만 이 영화는 최근의 영화 중 손에 꼽을 정도로 명작이라고 생각한다. 1. 내가 이 영화가 마음에 든 이유1-1. 직관적이고 군더더기 없는 구성나는 사실 ..
2017.02.09 -
마스터(2016) - 너무나도 졸리다
감독: 조의석배우: 이병헌, 강동원, 김우빈장르: 액션(?????????), 범죄 모처럼 영화를 볼 기회가 있어서 마스터를 보았다. 솔직히 말해서 다른 영화는 전혀 볼만할 것 같지 않았고, 그나마 나아보이는 것이 이 영화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보면서 느꼈던 것을 솔직히 말하자면 너무 졸렸다. 첫 장면부터 강동원이 폼잡으면서, 윈스턴 처칠과 런던 경시청의 일화를 설명하는데 뭐 어쩌라는 건지 모르겠다. 경찰 본연의 임무에 충실해야 하며, 권력 앞에서도 예외가 없어야 한다는 것을 말하고 싶은 것 같은데 너무 뜬금없고 굳이 말할 필요가 없었다. 차라리 추격씬이라던가, 일상 업무 혹은 아무 대사도 하지 않고 그냥 업무 중의 강동원 원샷을 찍는 편이 더 나았을 것이다. 어떻게 찍어도 배우가 좋으니 그림이 나올텐데 ..
2017.01.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