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을 위한 에너지강의

2018. 3. 10. 16:04감상/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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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을 위한 에너지 강의 - 8점
리처드 뮬러 지음, 장종훈 옮김, 허은녕 감수/살림



솔직히 말하자면, 난 이 책의 절반의 절반조차도 온전히 이해하지 못했다.

선천적, 후천적 문과 두뇌를 가진 나로서는 물리학에서 통용되는 단위의 크기조차도 가늠할 길이 없다.

기본적인 사항조차도 숙지하지 못한 내가 이렇다 저렇다할 수는 없는 것 같다.



내가 이 책을 보면서 주목했던 부분은 다음과 같다. 

1.셰일오일의 매장량이 상당하며 앞으로의 에너지 수요를 장기간 커버할 수 있을 것.

2.대부분의 대안 에너지는 에너지 수요를 충족시킬 수 없을 것

3.원전 사고에 의한 피해는 일반인이 생각하는 것보다 크지 않다는 것



나는 1,2번에는 공감이 가지만, 3번에 대해서는 고개를 갸우뚱했다.

저자는 원전 사고가 터진 후, 그 부근의 인구당 방사능 피해량인 퍼슨-렘person-rem이 다른 지역보다 크게 높지 않다고 주장하고 있다

개인당 평균 방사선 피해량과 인구수를 곱한 다음, 암을 유발할 수 있는 피해량인 2500렘을 나누어서 구하는 퍼슨-렘.

처음 이걸 들었을 때, 대체 이게 무슨 의미가 있냐는 생각이 들었다.



저자의 논리는 이것이다.  

어느 지역에 테러가 터졌다. 터진 지역의 개인당 평균 테러 피해량과 인구수를 곱하고,

 사회적으로 우연히 발생할 수 있는 '허용된' 피해량을 나누어서 구했더니 이 도시의 테러로 인한 피해가 그리 크지 않다고 밝혀졌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 테러 방지를 위한 예산 증가 대신 다른 곳에 예산을 쓰자는 것.



어찌보면 합당하다. 나도 저자의 취지는 어느정도 동감한다.

예산은 언제나 한정되어 있고, 우리는 모든 것을 다 할 수는 없다. 돈을 어디서 그냥 찍어낼 수도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수긍할 수 없다.



통계를 구축하기 위해 도시 안에서도 일부였던 지역의 피해를 도시의 모든 인구로 환원한 뒤, 다시 나누었다.

즉 애초에, 테러로 피해받은 것은 (도시 전체에 비하여) 소수임에도 이를 도시 전체의 문제 아니 국가 전체의 문제로 키웠다.

도시는 인구가 많다. 무슨 일이 일어나도 이상하지 않다.

따라서 소수가 겪은 테러의 피해는 도시의 대규모 인구에 먹혀 사소한 일이 되어 버리는 것이다.



하지만 세상은 그 어느 누구도 그들이 겪은 테러를 소홀히 다루지 않는다. 왜일까? 바로 자기가 겪을 수 있다는 두려움 때문이다.

도시에 사는 모든 사람들은 하루를 살면서 많은 잠재적 위기를 겪는다.

길을 가다가 차에 치일 수 있고, 매연으로 인하여 기관지가 상할 수 있고, 간판이 머리 위로 떨어질 수 있고, 담배연기에 누적될 수 있으며,

제정신이 아닌 자에게 무차별 습격을 당할 수 있으며, 잘못 걸어가다 사고를 당할 수 있다.

하루에 수많은 위기를 극복하고 살아가는 것이나, 사람들은 살기 위해 이를 인식하지 않는다.



그런데 이제 자신의 삶에 또 다른 위기가 생겼다고 생각해보라.

비록 그 위기가 발생할 확률은 적고, 개인당 피해도 적으니 그냥 감내해라고 말할 수 있는가?

그 어느 누구도 그런 희생을 하려 하지 않을 것이다. 대체 왜?

아무리 적은 확률이라도 죽을 위기를 늘리는 것은 사람들에게 본능적인 반발심을 불러일으킨다.

저자는 이 부분에 대하여 소홀하였다.



책 내용은 재미있었다.

 특히 스마트 그리드를 소개할 때, 머지않아 에너지 관리가 획기적인 발전을 할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수소 에너지에 대해 비관적인 시각을 접한 것도 충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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