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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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로몬의 위증-편견과 이해의 문이 열린다
솔로몬의 위증 1 - 미야베 미유키 지음, 이영미 옮김/문학동네 본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1.요약 한 중학교에서 자살사건이 일어난다. 크리스마스 이브. 눈이 내리던 밤, 한 소년이 학교 옥상에서 뛰어내린 것이다. 사건 조사가 진행되던 중 의문의 고발장이 발송되고, 자살로 단정지었던 사건은 미궁으로 빠진다. 언론, 학부모, 학교, 학생이 얽힌 이 사건의 전말이 과연 밝혀질 것인가? 2.구성 본 소설은 3개의 파트로 나누어진다. 1권은 사건의 개요와 기본 정보 그리고 교내재판이 결정되기까지의 사건들을 서술하고 있다. 말하자면 일종의 전주곡이라 할 수 있는데, 이 파트에서 플롯 전체를 관통할 중대한 복선이 등장한다. 2권은 교내재판을 준비하는 과정을 다룬다. 1권에서 겉으로 드러난 사건의 윤곽..
2017.12.23 -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 - 유쾌하지만 단지 그 뿐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 - 요나스 요나손 지음, 임호경 옮김/열린책들 제목이 재밌어서 언젠가 읽어보리라 하고 벼르고 있던 책이다. 100세 노인은 뭣 때문에 창문 밖으로 도망친 걸까? 양로원이 지겨워서? 새로운 삶을 찾아보고 싶어서?이 책장을 펼치기 전, 나는 이 제목을 두고 이 소설의 내용이 무엇일지 추론해보는 재미에 빠졌다. 일단 책 표지는 동화풍으로 그려져 있고, 폰트 또한 진중함과는 거리가 멀다. '따라서 노인'의 탈출은 어떤 현실적인 고난으로부터 도주하려는 것이 아니라 반복되는 일상에서 탈출하려는, 동화적 성격이 강할 것이라 추측했다. 그리고 내 추측은 적중했다. 이 책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100세 생일을 맞이한 알란이라는 노인이 생일 파티에 참가하기 싫어서, 양로원을 탈출하다가 멍..
2017.09.06 -
빅 픽처 - 그저 그랬다
빅 픽처 - 더글라스 케네디 지음, 조동섭 옮김/밝은세상 몇 년 전 베스트셀러가 되었던 빅 픽처. 잘 나가는 월가의 변호사가 치정사건 때문에 살인을 저지르고 다른 사람인 척 살아간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뉴욕 타임즈에서 추천하기도 했다는데, 솔직히 그렇게 특별한 책은 아닌 것 같다.스토리가 뚜렷하게 기억에 남는 것도 아니고, 연출이 그렇게 좋았던 것도 아니고,등장인물에 감정 이입이 잘 되었냐면 그것도 아니었다. 이 책은 글자 그대로 그냥 그랬다.바람난 배우자의 애인을 우발적으로 살해하고, 생존을 위해 자신의 신분을 조작해서 살다가잃어버린 꿈을 다시 되찾아 성공, 그리고 다시 원점. 얼핏 보기에는 한 개인의 멋진 성공담인 것 같지만... 글쎄.전혀 멋지지 않았다. 내가 왜 이렇게 느끼는지 생각해본 결과, 나..
2017.05.18 -
완득이
완득이 - 김려령 지음/창비 완득이. 완득이. 이름 촌스러운 완득이. 싸움 잘하는 완득이. 똥주 만난 완득이. 양아치를 팬 완득이. 엄마 찾은 완득이. 킥복싱 배운 완득이. 여자 친구 사귄 완득이. TKO 당한 완득이. 완득이. 완득이. 이 소설은 앞에서 말한 줄거리 그 자체다. 어떠한 특정 주제를 놓지 않고, 그냥 완득이라는 주인공의 신변잡기를 기술하였다. 뭐 나중에 세상으로 나가느니 어쩌느니 하지만, 그에 대한 복선도 없고(완득이 어머니와 아버지 간의 대화에 한번 등장하긴 하지만, 너무 짧아 사실상 복선이라고 볼 수는 없다) 너무 뜬금 없어서 별로 감흥도 없다. 따라서 이 소설을 관통하는, 대표적인 주제는 사실상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작품 중간에 완득이 아버지와 삼촌(은 아니지만)이 겪는 차별..
2017.03.22 -
미생 - 장그래는 언제쯤 YES가 될까
미생 1 - 윤태호 글.그림/위즈덤하우스 나는 미생을 드라마로 먼저 봤다. 그래서인지 여러 연출이 잘 이해가 안되는 부분이 많았는데, 만화를 보니까 그 연출의 배경이 하나 둘씩 이해가 가기 시작했다. 드라마도 잘 만들었지만, 원작이 더 와닿았다. 미생은 다들 이미 알다시피, 바둑 용어다. 집 하나만 구성되어 있어, 언제든지 상대에게 공격받을 수 있는 처지를 말한다. 언제나 살기 위해 발버둥치는 사회인들의 모습이 미생과도 같아, 작가가 그렇게 이름지었는지도 모른다. 고졸 출신에, 기원을 나와 아무런 스펙을 쌓지 못한 주인공 장그래를 중심으로 회사 생활을 풀어나가는 작가의 스토리텔링에는 감탄을 할 수밖에 없다. 보통 회사 생활을 그리는 작품들은 모종의 환상에 빠진다던가, 디테일은 그냥 얼머부리는 경우(대표적..
2017.01.17 -
렛미인 - 약간 텐션이 있었으면...
렛미인 1 - 욘 아이비데 린드크비스트 지음, 최세희 옮김/문학동네 이 소설은 오스카르와 엘리, 엘리의 먹이를 사냥하는 호칸, 경찰 스타판과 톰미 그리고 중반부부터 먹이감이 되는 암환자 클럽 멤버들의 시점이 번갈아 진행되고 있다. 그렇기에 약간 지루했다. 이 소설은 인물이 너무 많았다. 그럼에도 뚜렷히 구별되는 특성을 가진 인물은 적었다. 이 소설은 사실상 오스카르,엘리,(톰미)의 이야기다. 나머지는 아무리 분량을 부과해도 그냥 조연에 불과하다. 초반에는 호칸의 시점이 약간 부각되기도 하나, 그냥 이야기를 진행하기 위한 떡밥에 불과했다. 그의 반현대적인 내면이나 그 바탕에 대해서는 어떠한 전개도, 설명도 없다. 후반부에 합류하는 감염된 암환자가 그나마 감염된 자신을 혐오한다는 '특성'을 보여줌으로서 조연..
2016.12.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