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소설(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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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득이
완득이 - 김려령 지음/창비 완득이. 완득이. 이름 촌스러운 완득이. 싸움 잘하는 완득이. 똥주 만난 완득이. 양아치를 팬 완득이. 엄마 찾은 완득이. 킥복싱 배운 완득이. 여자 친구 사귄 완득이. TKO 당한 완득이. 완득이. 완득이. 이 소설은 앞에서 말한 줄거리 그 자체다. 어떠한 특정 주제를 놓지 않고, 그냥 완득이라는 주인공의 신변잡기를 기술하였다. 뭐 나중에 세상으로 나가느니 어쩌느니 하지만, 그에 대한 복선도 없고(완득이 어머니와 아버지 간의 대화에 한번 등장하긴 하지만, 너무 짧아 사실상 복선이라고 볼 수는 없다) 너무 뜬금 없어서 별로 감흥도 없다. 따라서 이 소설을 관통하는, 대표적인 주제는 사실상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작품 중간에 완득이 아버지와 삼촌(은 아니지만)이 겪는 차별..
2017.03.22 -
삼미 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 - 정말 마지막이 되기를.
삼미 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 - 박민규 지음/한겨레출판 이 소설은 80년대 야구 팀인 삼미 슈퍼스타즈와 당시 야구계의 현실을 바탕으로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는 일종의 회고록 형식을 취하고 있다. 연전 연패의 삼미 슈퍼스타즈는 한국 야구 사상 유례없는 기록을 남겼는데, 그 흑역사는 아직도 깨지지 않았다고 알고 있다. 그리고 그 팀의 경기를 보면서 자라온 주인공은 외환 위기 때, 실직하면서 그 팀을 회상하고, 또 그에 그치지 않고 다시 팬클럽을 부활한다는 내용이다. 작가는 다른 프로 야구팀으로 비유되는 '평범한 것이 꼴찌가 되는' 무한 경쟁 사회를 '치기 힘든 공은 치지 않고, 잡기 힘든 공은 잡지 않는다'라는 모토의 삼미 슈퍼스타즈로 비판한다. 경쟁을 생활의 제1조로 삼는 현대, 특히 그 중에서도 삼최증..
2016.11.19 -
[서평]낯익은 타인들의 도시 - 한 명, 그 이상의 개인
낯익은 타인들의 도시 - 최인호 지음/여백(여백미디어) 이 소설이 '타인의 방'의 확장판이라는 견해가 많다. 그러나 나는 그 소설을 본 적이 없기에 '타인'시리즈 간의 연관성에 대해서는 모르겠다. 하지만 내가 읽은 바에 의하면 이 소설은 주인공을 대표로 현대인의 자아 분열을 그리고 있으며, 그 대안으로는 아무것도 제시하고 있다는 점은 확실하다. 주인공 'K'는 금요일부터 월요일까지 이전까지 있었던 모든 장소와 사건들, 대인관계에서 '낯섦'을 발견하고 자신이 원래 있어야할 '낯익음'을 찾아 떠돈다. 하지만 K에게 있어 낯익음은 곧 낯설음. 낯설음은 곧 낯익음이다. '낯섦'이 지속되기에 낯이 익고, 결국 '낯섦'은 '낯익음'이 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작가는 여기서 이 작품의 중요한 힌트를 제공한다. '낯섦'..
2016.10.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