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쌔신 크리드 유니티 - 이럴 거면 혁명 왜 했냐?

2019. 3. 10. 13:11감상/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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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 잠입

제작사: 유비소프트 몬트리올

권장사양:

CPU: Intel CPU Core i7 3770 3,4 GHz or AMD CPU AMD FX-8350 4 GHz

GPU: NVIDIA GeForce GTX 780 or AMD Radeon R9 290X

RAM: 8GB

OS: 64-bit Windows 7 or 64-bit Windows 8 (8.1)

DirectX: DirectX 11

HDD Space: 50 GB






 

어쌔신크리드 유니티는 출시 때부터 욕을 오지게 먹은 것으로 유명한 게임이다. 심각한 발적화, 버그, 오배송, 게임 내적인 요소 등 무엇 하나 유저들을 만족시킨 것이 없었고, 메타크리틱 점수는 70, 유저 평점은 2.0을 기록하기까지 했다.

 

출시일로부터 약 5년 조금 안된 이 시점, 유니티를 한번 잡아보았다.

 

세간의 평가와는 달리 못해먹을 수준의 게임은 아니었다. 게임 외적인 문제는 상당부분 패치를 통해서 이미 고쳐놓았다. 볼륨도 충실하다. 다만 재미가 없을 뿐이다.

 

유니티는 대체 왜 재미가 없는 걸까?

 

첫째, 전투가 답답하다.

유니티 이전까지 어크 시리즈는 무쌍 크리드’, ‘목격자가 없으면 암살이다라는 말이 나왔을 정도로 다대일 전투에서 주인공이 전혀 꿀리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러나 유니티는 암살자가 학살하고 다니는 것이 마음에 안 들었는지 아르노를 어크 역사상 가장 약한 주인공으로 만들어 버렸다.

 

반격을 해도 적에게 대미지가 전혀 들어가지 않으며, 적이 3명 이상 모이면 딜도 못 넣는다. 특히 총쏘는 적이 두 명 이상이면 그냥 다람쥐처럼 존나 구르기만 해야 한다. 구르거나 시야에서 벗어나지 않는 이상 명중률 100%이기 때문이다. 코너처럼 인간방패를 쓴다? 맨주먹으로도 못 싸우는 놈이 그럴 순발력이 어딨나?

또한 한번 맞을 때마다 피가 쭉쭉 깎여나가는 주제에 강공격 쓰려면 따로 스킬을 배워야 한다.

 

그렇다고 암살이 용이한 것도 아니다. 이중암살은 스킬을 배워야 하고, 휘파람이 삭제되어서 은신처로 애를 끌어오기 불편하다. 난간암살의 판정이 너무 좁고(휘파람도 못 쓰는데?), 난간에 붙어있는 중에 공중암살하는 것도 불가능하다. 심지어 난간에 매달려 있다가 반대편으로 뛰는 것도 못 한다.

이래저래 적에게 접근하다가 들키면 즉시 암살검을 풀고 칼을 뽑아 상대하는 신사 매너까지 겸비하고 있다.



 


인생 뭐 있냐. 술이나 마시자






전투는 아니지만 자물쇠 따는 것도 스킬을 배워야 한다. 군중 속으로 몸을 숨기는 것도 스킬을 배워야하며 의자에 앉아 태연한 척하는 것도 배워야만 쓸 수 있다. 이쯤 되면 일반 암살은 그냥 쓸 수 있는 것이 용할 지경이다.

 



가만 보면 이 새끼 암살자가 맞는지 의심스럽다. 위원회가 괜히 짜른 게 아니다. 이런 놈 두 명만 있다가는 암살단이 터져나가겠다.

 








 


 



둘째스토리가 짜증난다.

유니티의 트레일러를 보면서 난 프랑스 혁명의 한복판에서 혁명을 위해 중요한 임무를 수행하는 스토리를 기대했다.

마침 혁명 당시의 상황이 막장 국가 상황이라국민공회편에 선 다음 지롱드나 자코뱅과 연대하여 역사적 사건을 체험할 줄 알았다.


그런데 뚜껑을 까보니 왠 프랑스판 로미오와 줄리엣이 튀어 나온다. 유니티 스토리를 관통하는 엘리즈 아빠 복수, 엘리즈 뒤꽁무니 쫓아다니는 것은 굳이프랑스 혁명시기가 아니어도 상관없지 않는가. 15세기 프랑스, 아니 몇 세기 어느 지역이든지 활용 가능한 범용성 높고 진부한 플롯이다.

 

트레일러에서 보여주었던 바스티유 함락은 어디로 갔는가. 역사상 가장 흥미로운 시기에 왠 듣도 보도 못한 애들만 족치면서 사랑놀이한다는 발상은 대체 어디서 나온 건지 모르겠다.

 


어떻게든 여친 눕힐 생각밖에 없는 주인공씨



 

나폴레옹, 루이 16, 마리 앙투아네트, 라파예트 후작, 알렉상드르 뒤마, 장폴 마라, 시에예스 등등 혁명기의 최중요 인물들이 나오지도 않거나 병풍이다.

그나마 미라보가 초반에, 로베스피에르가 막바지에 한번 나오기는 한데 어디 엑스트라 급으로 연출시킨다. 특히 로베스피에르는 얘가 했던 연설 그대로만 들어도 뽕이 차오를 정도로 매력적인 캐릭터인데 이것도 못 살리고 있다.

프랑스 혁명이 매력적인 이유 중 하나가 다른 주변 국가들이 미개하게 전제 군주제를 채택할 때, 혼자 공화정을 세우며 당시 여러 근대 사상이 실험되었다는 점인데 이 부분을 완전히 간과했다.

 

파리 코뮌과 왕당파, 외국 개입, 바렌느 빤스런 사건, 공포 정치, 대프랑스 동맹? 그런 거 없어프랑스는 로맨스의 나라여서 사랑이 최고라구욧!

 

그 밖에도 수많은 군중들이 돌아다니는데 이들이 하는 역할은 없다. 가끔 적과 마주칠 때 싸워주기는 하는데, 그냥 안 싸워도 되니까 길이나 막지 않았으면 좋겠다.

사람 구경하는 것도 한두 번이지 뭐 제대로 뛸 수도 없어.



다시 봐도 어이가 없는 장면


 

 

어크 유니티는 기대 이하였다. 아니 쓰레기다. 게임 자체는 평작인데 소재가 너무 좋았다. ‘일반적으로생각만 했어도 무조건 평작 이상이 될 수밖에 없었던 소재였다. 이 정도밖에 못하면 그냥 쓰레기 소리 들어도 할 말이 없지.

 




 

프랑스 혁명 뽕에 차고 싶으면 차라리 책을 읽읍시다. 유니티보다 훨씬 재밌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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