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킹데드는 왜 노잼일까?

2020. 11. 1. 01:43감상/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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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 좀비 아포칼립스, 드라마, 액션

방송사: AMC

감독: 프랭크 다라본트

 

 2010년 10월 방영한 워킹데드는 꽤 뜨거운 반응을 불러일으켰다. 당시로서는 좀비 아포칼립스를 다룬 드라마가 흔치 않았고, 방대한 스케일과 피도 눈물도 없는 전개가 시청자들에게 긴장감을 불러일으키며 그새 입소문이 났던 것이다.

 

 특히 주인공이 처음 좀비의 세계와 마주하는 시즌 1과 일행을 조직화하는 시즌 2는 그야말로 이 드라마의 '꿀잼' 전성기였다.

 발전된 도시에 말타고 진입하는 보안관. 현대의 카우보이를 떠올리게 하는 명장면이다.

 

 주인공 '릭'은 현대의 카우보이다. 하는 일도 Police가 아닌 Sheriff, 즉 보안관이다. 현대에서는 거의 경찰과 다를 바가 없어졌지만, 200년 전만 해도 무법자들과 권총싸움하던 그 뽕맛이 아직도 이름에 남아있다.

 그래서인지 주인공의 모자는 챙이 넓은 카우보이 모자며, 공교롭게도 쓰는 권총도 리볼버다.

 

 시작 스토리부터 암울한데, 범죄자에게 총 맞고 혼수상태로 있다가 깨어나보니 자기 혼자 도시에 남겨져있던 것이다.

집에 가보니, 아들과 아내는 빤쓰런한 상태. 결국 가족 찾으러 말 하나 타고 애틀란타 시내를 돌아다니게 된다.

 

 딱봐도 희망이 없고 우울한 테이스트의 분위기가 진했다. 글렌과 합류 전 분위기는 거의 2007년 영화 '나는 전설이다'를 연상케 한다.

 

 시즌 1은 좀비의 위협과 어디 있는지도 모르는 가족 찾기, 집단 내 갈등 등 아포칼립스로 인한 혼란을 중점으로 전개되었다. 그래서인지 등장인물들에게 '이 상황이라면 나는 어땠을까'라는 감정이 이입되기 쉬웠고, 시나리오 속 딜레마 상황은 시청자들에 어떤 질문을 던지는 듯 했다.

 

 시즌 2는 겨우 살아난 그룹이 자리를 잡기 위해 떠도는 내용인데, 등장인물들이 그동안 쌓아온 갈등이 폭발하였다. 스트레스가 가중되는 상황에서 그룹은 출구를 찾지 못하고, 리더인 릭은 자신의 아이덴티티인 정의에 대해서 너무 큰 무게를 느낀다.

 특히 시즌 2는 셰인의 생존주의와 릭의 도덕적 정의가 계속해서 충돌하는 구도로 전개되는데, 이는 극한 상황에서 어떻게 살아남아야 하는지에 대해 고민거리를 던져주고 있다.

 

 

 시즌 3는 일본도 쓰는 흑인 미숀의 등장과 제대로 된 인간 그룹을 이끄는 가버너와의 전쟁을 다룬다.

 사실 미숀이 나올 때부터 이미 망조가 보이긴 했다.. 뜬금없이 왠 일본도. 거기다 존나 잘 쓴다;; 거기다 릭 일행은 아예 좀비 헌터가 되어 보이는 족족 아주 무쌍을 찍어버린다.

 시즌 1, 2때 울고 불고 했던 것이 억울할 정도.

 

 이번 시즌은 가버너의 리더쉽과 릭의 리더쉽이 대결하는 구도로, 어딜보나 워킹데드의 대단원을 장식해야 할 단계였다.

 시즌 1, 2보다는 조금 못했지만 새로운 등장인물 가버너의 강력한 리더쉽이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았고, 과연 릭 일행이 여기서 돌파할 수 있을까 하는 긴장감도 있었다.

 

 

 

 

 개인적으로는 시즌 1, 2, 3만 보면 워킹데드 드라마를 다 본 것이라 생각한다. 나머지는 굳이 볼 필요가 없는 것 같다.

왜냐하면 심각하게 노잼이기 때문이다.

 

 시즌 4는 시즌 3의 재탕, 시즌 5는 그냥 약탈자들과 한판, 시즌 6은 시즌 2의 재탕 수준이다.

 

즉, 시즌 4부터는 이른바 뇌절 전개가 이어진다.

 이야기의 구조가 적대적 인간 그룹과 대결-간간이 호의적인 인간들 수집-다시 적대적 인간 그룹과 대결 원 패턴으로 이어진다.

 그렇다고 등장인물 뽕에 계속보냐하면 그것도 아닌지라, 조금 정 붙이려 하면 누구 죽이고 또 누구 들어오면 죽이고 하는 식이라 인물들의 개성에 점차 무관심하게 된다.

 

 인간과 싸움-기존 인물이 죽음+새 인물이 들어옴-또 죽음-또 들어옴-또 죽음

 

 어차피 뒤질 놈에 대체 왜 신경써야 하나? 기존 인물의 설정도 제대로 안풀어주는데, 새 인물이라고 정이 쌓일래야 쌓일 수가 없다. 결국 시청자와 등장인물은 어떤 거리를 갖게 되고, 이게 결국 드라마에 불과하다는 것을 깨닫는 것이다.

블리치보다도 뇌절을 더하다니...

 

 이러니 노잼이 되지 않을래야 않을 수가 없다. 애초에 제목인 워킹데드는 이미 시즌 3부터 호구가 된 지 오래고, 인물에는 정이 안쌓이고 하는 짓거리는 저번에 봤던 거와 똑같은 거니 볼 필요가 없는 것이다.

 

 

 워킹데드 제작진은 아포칼립스 속 군상들을 조명하고 싶었을 것이다. 몇몇 인물들을 제외하면 '평등한' 운명을 부여하여, 현실감을 높이고 싶었을 것이다. 

 

 그러나 군상극을 제대로 만들려면 시청자들이 각 인물들에게 애정을 갖게 해야 한다. 이에 성공한 것이 드라마 '왕좌의 게임'이다. 비록 병신같은 마무리로 욕을 바가지로 먹었지만, 끝나는 그 순간까지도 시청자들은 드라마 속 인물들에 대한 흥미를 놓지 않았다.

 

 대체 왤까?

 

 왜 워킹데드의 인물들은 존나 재미없고, 왕좌의 게임의 인물들은 재밌을까?

 왜 워킹데드의 인물들은 뒤져도 존나 지루하고, 왕좌의 게임의 인물들은 뒤지면 오오 ㅆㅂ하게 되는 걸까?

 

 간단하다. 왕좌의 게임은 각 등장인물들에게 풍부한 개성을 부여하였고, 이를 시청자들에 충분히 설명하였다.

 그렇기에 인물 간의 관계 속에서 어떤 일이 일어날지 기대가 되는 것이다.

 

 반면 워킹데드는 정 반대다. 몇몇 인물을 제외하면 대체 왜 나오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각 인물의 서사를 표현해야 하는데, 그게 귀찮아서 생전 처음보는 다른 놈들과의 전쟁으로 다 퉁친다.

 전쟁이 나는데 누군가가 안 뒤지면 이상하니, 몇 놈 죽여버린다.

 또 누가 뒤졌으니 다시 인원을 벌충해서 새로운 놈을 들여보낸다.

 계속 새로운 놈만 보인다. 근데 하는 짓은 이전 애들과 다 똑같다.

 

 

워킹데드는 분명 잘 만든 드라마다. 하지만 너무 뇌절을 많이했다. 시즌3까지는 띵작이니 한번 볼 것을 추천한다.

 

 

 

 

뇌절하면 상하이조도 빡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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