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보좌진 업무 매뉴얼

2017. 2. 3. 17:44감상/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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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회는 사람들이 가장 관심이 많으면서도, 가장 관심이 없는 공공기관일 것이다. 매 4년마다 자신들의 지역구 의원과 비례대표 의원을 선출하면서도 정작 그들의 업무가 어떻게 진행되는지, 국회의 조직은 어떻게 운영되는지 도통 알 길이 없는 것이다.

 그저 유권자들은 언론의 보도를 통해서 혹은 자신들의 지역 현황에 대한 관심으로 대강이나마 짐작할 수 있을 뿐이다. 그러나 그것도 어디까지나 공약이나 정책에 국한될 뿐, 국회라는 조직 자체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알려주지 않는다.


 이 책의 저자는 국회 보좌관이다. 국회의원은 운전수를 비롯하여 몇 명의 비서와 보좌진들을 고용할 수 있는 특권을 가진다. 그들이 존재하지 않으면 국회의원 혼자서 모든 서류나 정책, 질의문 작성들을 도맡아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국회의원을 보조하기 위해 보좌진이 국회의원실에 상주하고 있는 것이다.


 보좌진은 5,6,9급과 인턴으로 보통 구성된다. 9급 서기는 주로 회계나 일반 문서 작성을 담당하고 5,6 혹은 7급이 정무 활동을 보조하는 경우가 많다. 저자는 국회에 299개의 기업이 있다고 말한다. 의원 한 명 한 명이 업무 성향이 다를 뿐만 아니라, 선거에서 재선되고, 떨어지는 등 미래도 다르기 때문이다. 때문에 보좌관들은 신분이 보장되어 있지 않아, 자기 계발을 끊임없이 해야 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흥미로웠던 점은 국회의원들이 자신들의 정책이나, 청문회 등에 대한 것에서 완벽하게 알지 못한다는 것이다. 물론 어느 정도 실수도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완벽하게 숙지할 것이라 생각해왔다. 하지만 보좌관들이 관련 질의서나 서류들을 작성하고, 그것을 토대로 정책을 추진한다는 것에 꽤나 흥미로웠다. 국회의 입법을 보좌관들이 떠받친다는 생각도 들었다.


 국회사무처에 대한 저자의 비판도 읽을만 했다. 저자는 국회사무처가 연구소가 되는 것을 꺼린다. 행정기관이나 다른 연구소도 많은데, 굳이 국회사무처까지 정책 연구소가 되려는 이유가 무엇이냐고 묻고 있었다. 또, 국회사무처가 의원 보좌진들을 차별대우하고 있으며 이를 수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책이 나온 지 꽤 되어서, 이러한 분위기가 지금도 남아있는지 궁금했다.


 자신의 노하우를 글로 남기라는 저자의 자기개발법은 누구나 실행할 수 있으면서도, 섣불리 실행하지 못하는 방법이다. 왜냐하면 너무나도 귀찮기 때문이다. 하지만 귀찮음을 딛고, 나부터라도 나 자신만의 암묵지를 형식지로 바꾸는 연습을 시작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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