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8. 21. 22:37ㆍ감상/영화
장르: 드라마
감독: 장훈
배우: 송강호, 토마스 크레치만
이 영화는 광주민주화운동과 관련하여 소시민들의 모습들을 그리는 데에 주력하고 있다.
송강호가 맡은 주인공은 데모 시위를 고깝게 생각하는 소시민이다. 그가 광주에 내려가게 된 것은 전적으로 10만원을 벌고자 하는 단순한 욕구였다.
아무런 정치적 사상도 비전도 생각해본 적이 없는 그는, 계엄군의 잔학한 행동을 보고 점차 시민들과 동화된다.
외로운 딸을 생각하면서 서울로 돌아갈 것인지, 광주 시민들을 도울 것인지 선택해야 하는 그의 고민은 국가나 국민들을 위한 거시적인 이상보다는
단순히 주변 사람을 걱정하는 순박함이 담겨 있다.
주변 인물들도 민주주의나 정권 타도라는 거시 담론보다는 군인들이 왜 때리는지 모르겠다는 등 생존과 직접 관련된 이야기만 한다.
주인공과 가장 같이 행동하는 것은 기자와 택시 운전사들인데, 투쟁하는 시민군과 대학생이 아닌 이들을 주목했다는 것이 흥미로웠다.
화려한 휴가에서는 투쟁에 주목했었는데, 택시운전사에서는 생존권에 주목한 것 같다.
작 중 거의 모든 장면은 생존과 관련되어 있다.
주인공은 동료 운전사에게 세들어 살며, 60만km 달린 택시를 몰고 있으며,
10만원을 벌기 위해 외국 기자를 태우며 달리며,
시민들의 생존을 위해 다시 서울로 돌아간다.
기자에게 자신의 연락처와 이름을 가르쳐주지 않은 것도 당시 정권에게 보복당할까 두려워서 그랬을지도 모른다.
광주에서는 계속 사람이 죽거나 다치는 장면만 나오고,
서울에서도 일하거나 돈 가지고 다투는 장면이 대부분이다.
생존이 목표인 소시민들이 가진 삶이 그대로 드러나는 부분이다.
영화의 주제 선정은 나무랄 데가 없었다. 하지만 아쉬웠던 부분도 있었다.
악명 높은 추격씬은 거론할 가치조차도 없는 장면이었다. 대체 왜 집어 넣었는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또 영화를 보면서 뭐랄까 답정너라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거의 대부분의 장면이 울고 소리치면서 감정에 호소하는 속성이 많았는데, 정작 영화를 보는 나는 차분하기만 하니 이거 뭐 부조리극을 보는 듯했다.
한두번도 아니고 계속 신파극을 연출하니 나중에는 짜증이 났다.
솔직히 이 부분은 그냥 화려한 휴가가 감정이입이 되어서 더 나았다.
개인적으로 그저 그런 영화였다. 돈과 시간이 아깝지는 않지만, 그 이상을 하지 못하는 영화?
재미는 조금 있고, 감동은 없고, 어떤 영감도 불어넣어 주지 못하는 영화?
나쁘지는 않은데, 딱 나쁘지는 않은 수준이었다.
'감상 > 영화' 카테고리의 다른 글
기억의 밤(2017) - 설명충이 낳은 아쉬움 (0) | 2017.12.11 |
---|---|
라라랜드(2016)를 시작 3분만에 그만보게 된 이유 (0) | 2017.08.27 |
원더우먼(2017) - 무난하다 (0) | 2017.08.08 |
아포칼립토(2006) - 추격씬이 인상적이었다 (0) | 2017.07.11 |
프로메테우스(2012) - 조물주와 피조물의 단절된 관계 (0) | 2017.06.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