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1. 31. 14:04ㆍ감상/게임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 중 Hearts of iron이라는 게임이 있다. 보드게임처럼 지도에 장기말을 올려놓고 시뮬레이션을 진행하는 게임인데, 제법 인기가 있어 오늘날에는 Hearts of iron 4까지 발매되었다.
나는 Hearts of iron(줄여서 hoi)를 2부터 시작했다. 중간에 확장판 격인 darkest hour가 나오자 그걸로 넘어가기도 했지만, 3은 해본 적이 없다.
뭐랄까, 보드게임 같은 단순한 느낌이 들지 않았던 것이다. 그래서인지 최신작인 4도 몇 번하다가 집어치웠다.
hoi2에는 다른 사람들이 만들어 놓은 모드가 참 많았다. 현대전인 MDS나 냉전모드도 있다. 그 중에는 대체역사 모드도 있었는데, 카이저라이히도 이에 속한다.
독일이 만약 제1차 세계대전에서 승리했다면? 이라는 가정 하에 진행되는 카이저라이히의 세계관은 오랜 내공이 쌓여 상당히 깊이 있다.
패전의 충격으로 생디칼리스트들에게 전복된 프랑스와 영국 등은 제3 인터내셔널을 조직하는데, 현실의 소비에트 연방의 코민테른 포지션을 담당하는 것처럼 보이나, 사실 추축국 포지션을 담당하고 있다.
사실상 소련의 원맨쇼(?)였던 코민테른과는 달리 본작의 인터내셔널은 그 이름에 걸맞게 여러 국가들이 줄지어서 가입한다.
브리튼 연방, 프랑스 코뮌, 이탈리아 사회주의 공화국, 바르티야 코뮌, 브라질 등등 본작 대부분의 생디칼리스트 국가들이 가입함으로서 그 깃발만 봐도 다양함에 재미를 느낄 수 있다. 물론 영국과 프랑스 외에는 별 비중이 없는 쩌리 국가들이기는 하지만.(소비에트 러시아와 아메리카 노동 연맹급은 다르지만서도)
반면 승전국인 독일 제국과 오스트리아는 중부 유럽 동맹을 결성하여, 기득권을 구축하고 있다. 오스트리아는 승전으로 제국의 영토를 보존하지만, 헝가리를 비롯한 여러 자치국을 거느리는 형태로 제국을 보존하고 있다. 또다른 승전국인 오스만 제국 역시 영토를 보존하는 데에 성공했지만, 아랍 국가들의 연대로 위기를 맞을 예정이다.
독일 제국 역시 상황이 녹록치 않은데, 현실에서 미국에 닥쳤던 경제 대공황이 독일로 넘어갔기 때문이다. 그래서 독일 제국은 상당한 식민지를 보유하고 있음에도, 절대적인 파워를 가지지 않고 있다.
나머지 캐나다, 프랑스 공화국 등으로 이루어진 협상국은 패전으로 쫓겨난 패배자들의 망명정부들로 이루어져 있다. 망명정부답게 별로 강하지 않고, 플레이어가 잡지 않는 한 절대 본토로 돌아갈 수 없다.
반으로 뚝 갈라진 이탈리아. 본작의 이탈리아는 교황 중심의 연방과 생디칼리즘의 사회주의 공화국으로 나뉘어져 있다.
게임 내의 대결 구도는 주로 인터내셔널 vs 중부유럽의 양강 구도로 맞추어져 있는 편이다. 협상국은 쩌리라서 어디에 낄 곳이 없다.
하지만 게임 플레이는 전면전보다는 내전 위주로 이루어지는데, 다양한 이벤트로 국가가 계속 동강나기 때문에 결코 안심할 수 없다.
사실 이 게임은 밸런스가 썩 좋은 편이 아니다. 독일과 프랑스 코뮌간의 전쟁 승패가 게임의 전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원작의 독소전과는 달리 너무 빨리 끝나며, 그 여파가 너무 강하다.
현실에는 미국이라는 와일드 카드가 있었지만, 본작에서는 명백한 와일드 카드가 없다.
미국이 내전을 끝내고 협상국, 중부 유럽 동맹, 인터내셔널 중 하나를 골라 가입할 수 있는데, 말 그대로 할 수도 있는 거라서 안 할 수도 있다. 또한 참전한다고 해도 상륙을 적극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어서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이 게임의 진가는 시나리오에 있다. 10년동안 이 모드의 제작진은 설정을 계속 개량하고 있다. 때문에 다른 모드들에 비해서 서사적 완성도가 뛰어나다.
한글화되었으면 하는 바람이지만, 아무도 하지 않아서 지금까지 안되고 있다. 3년 전에 40%정도 번역한 것을 올려 놓았는데, 결국 아무도 완성 안 시켜놓더라.
보다 못해서 내가 만들고 있기는 한데, 시간이 아주 많을 때나 해서 좀처럼 완성되지 않고 있다.
http://wintersheart.tistory.com/1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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