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12. 20. 18:03ㆍ감상/게임
어쌔신크리드 시리즈는 외전을 자주 내놓기로 유명하다. 넘버링에 자신이 없는 건지, 어쌔신크리드4: 블랙 플래그 이래 넘버링이 붙지 않고 있다. 이번에 리뷰할 리버레이션은 원래 PS Vita용 게임이었다. 때문에 볼륨도 작을 뿐만 아니라, 휴대용 게임기 특성상 어느 정도 캐주얼한 진행이 불가결하다.
그러나 이러한 점들을 감안해도, 리버레이션은 정말 정말 재미가 없다.
일단 주인공, 애블린은 얼핏보면 꽤 매력적인 설정을 가진 듯하다. 최초의 여자 주인공임과 동시에 3편의 코너에 뒤이은 유색 인종 주인공이다. 낮에는 숙녀이자 해운 회사의 경영자로, 밤에는 암살자로 활동하는 그녀는 마치 배트맨 같은 다크 히어로를 연상시킨다. 어디까지나 설정은 그렇다.
문제는 설정이 게임 내에서 그렇게 잘 녹아들어있지 않다는 점이다. 리버레이션은 3편의 경영 시스템을 다운그레이드하여 답습하였다. 낮에는 숙녀라는 점을 어필하여, 가능한 비전투적으로 게임을 진행하기를 종용하지만 너무 답답하다.
모처럼 만든 페르소나 시스템을 활용하게 하기 위해, 게임은 유저에게 답답한 플레이를 강요한다.
그렇다. 답답하다. 이 게임은 재미없을 뿐만 아니라, 너무 답답하다. 리버레이션의 가장 큰 특징은 페르소나 시스템이다. 페르소나 시스템은 주인공 애블린이 숙녀, 선원, 암살자의 스탠스를 골라 상황에 맞게 행동할 있게 만든 시스템이다.
각 페르소나에는 특징이 있다. 예를 들어 숙녀 모드에서는 뛰는 속도가 매우 느리며, 지명도가 적게 올라가며 공격도 제대로 하지 못한다. 일반적으로 의심받지 않는 대신, 수상한 짓을 할 때 주목도가 매우 올라간다.
암살자는 정 반대라고 보면 된다. 적들을 쓸어버릴 수 있지만, 지명도가 빠르게 올라간다. 하지만 한번에 여러 명을 죽일 수 있는 킬체인 시스템 덕분에 전투 난이도가 대폭 하락하여 사실상 암살자 페르소나가 가장 좋다고 할 수 있다. 선원은 중간이라고 보면 된다.
그러나 문제는 이 시스템이 게임 진행에 강제되면서도, 너무 매력이 없다는 점이다.
애블린은 낮에는 상류층의 지위를 이용하여 자신의 임무에 활용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게임 내에서는 그저 이벤트씬으로만 이 부분이 진행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숙녀라는 상류층 페르소나를 쓸 때라고는 메인 스토리 진행에서 강요될 때밖에 없다. 그래서일까, 게임 내에서는 정말 무의미한 숙녀 페르소나가 강요된다.
차라리 암살자로 변장하여 다 쓸어버리는 것이 훨씬 더 편하다는 것을 유비소프트도 알고 있기 때문에 그렇게 만들었는지도 모른다.
그냥 이렇게 다 죽이면 암살되는 거 아냐? 유저는 전투를 원한다.
스토리도 별반 주목할 만한 점이 없다. 마지막에 애블린이 템플러가 된다는 페이크 엔딩은 솔직히 얘가 템플러가 되든 말든 신경도 안 썼기 때문에 충격적이지도 않았다. 계속 게임 내내 네가 모르는 것이 있다고 중얼대는 소리가 시끄러웠다.
재플레이하지 않을 게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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