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들어스: 섀도우 오브 모르도르 - 장점만을 가진 수작

2016. 11. 29. 00:58감상/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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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 액션, RPG

제작사: 모노리스

 

 

 미들어스: 섀도우 오브 모르도르는 정말 수작이라고밖에 말할 수가 없다. 이 게임은 2014년 GOTY(올해의 게임상이라는 뜻으로 각 미디어 매체에서 그해 발매된 게임 중에 선택해서 수상하는 명예) 수상 순위가 2위로 이미 많은 사람들에게 검증된 게임이다.

 

 대체 이 게임이 뭐가 그렇게 좋냐고? 글쎄, 좋은 점을 말하기 보다는 나쁜 점 먼저 말하는 것이 좋을 듯하다. 그 편이 이 게임을 이해하기가 좀 더 편하지 않을까 싶다.

 

 

 

 

 

 

 미들어스의 최대 단점은 반복성이다. 게임의 핵심 콘텐츠인 네메시스 시스템은 결국 반복을 전제로 진행된다. 처음에는 참신한 시스템에 매력을 느끼고 몇번이든지 반복하지만, 나중에는 결국 질리게 되어 룬 강화고 뭐고 때려치우게 된다. 

 

 게다가 스토리도 딱히 뛰어난 것도 아니다. 곤도르의 순찰자 탈리온이 원작 소설에서도 언급되지 않은 엑스트라들에게 가족들을 잃고, 자신의 목숨도 결국 끊어지지만 불사의 몸이 되어 복수한다는 내용이다. 엑스트라들의 이름은 각각 사우론의 망치, 탑, 검은 손이라는데 영 네이밍 센스가 시원치 않다.

 

 

 빈말로라도 이 엑스트라 녀석이 멋있다고 말하지 못하겠다.

 

 엑스트라의 의식으로 요정 군주 켈레브림보르의 영혼이 떠돌다가 다 죽어가는 탈리온에게 깃들고, 주인공은 그 때부터 오크들을 마구 썰어대기 시작한다. 검은 문 근처의 생존자들을 구출하고, 엑스트라들을 처단하는 것이 이 게임 스토리의 전부다. 별거 없다. 중간에 골룸이 한 번 등장하기는 한다. 일종의 까메오인데, 켈레브림보르가 힘의 반지를 만든 장인이기에 그가 기억과 힘을 되찾으면, 자기에게도 떡고물이 떨어지지 않을까 해서 집적대본다.

 

 골룸이 대체 그런 것을 어떻게 아냐는 것은 뭐 따지지 말자. 애초에 스토리의 허점을 따지자면 밑도 끝도 없다. 애초에 액션 게임이니 스토리에 다소 소홀해도 상관없다. 다만 플레이 시간이 너무 적은 것은 불만이다. 메인 퀘스트의 볼륨은 6~10 시간으로 매우 짧은 편이다. 나머지는 무기 강화를 비롯한 다양한 도전, 네메시스 시스템에 플레이 타임이 달려있는 것이다.

 

 

 

 

 

 단점은 이렇고 이제 장점을 말해보자.

 

 먼저 이 게임은 최적화가 너무 잘 되어 있다. 권장 사양보다 모자라도 렉 없이 무난하게 돌릴 수 있다. 거의 갓적화 수준이다. 최근 나오는 게임들이 최적화는 등한시하고, 그저 겉멋만 추구할려고 사양을 높게 부르는 것과는 완전히 대조되는 특성이다.

 

 

 게임을 진행하다보면 어느 순간부터 오크들이 불쌍해진다.

 

 그리고 전투가 재밌다. 이 게임의 전투 시스템은 어크 시리즈의 잠입과 배트맨: 아캄 시리즈의 플로우 및 테이크 다운 전투를 본따 만들어졌다. 그러나 이 게임은 두 게임의 전투 스타일 중 장점만을 가져와서 합쳐놓았다. 오크들의 요새를 정면으로 들어가지 않고, 어크처럼 은신하여 암살할 수도 있지만, 그와 동시에 아예 정면으로 쳐들어가서 오크가 얼마나 나오든 그냥 닥치는 대로 다 목을 날려버릴 수도 있다.

 

 특히 게임이 진행되면서 특성들을 찍을 수 있는데, 어느 정도 특성이 갖추어지면 오크들의 목을 골프공마냥 날려버리는 재미가 쏠쏠하다. 약간 고어한 장면이지만, 검은 피에다가 사람이 아닌 오크이기 때문에 전혀 거부감이 들지 않는다.

 

 

 

 

 오크들에게도 사회란 것이 있다고? 오크들의 서열 계보도

 

 

 이 게임은 게이머가 매너리즘에 빠지지 않게 하기 위해 네메시스 시스템이라는 것을 도입했다. 이 게임은 오크, 구울, 카라가스, 기타 잡몹들과 오크 대장이라는 네임드 몹을 때려잡는 것으로 이루어져 있다. 네임드 몹은 각자 이름과 특성, 지위가 있는데, 생김새나 사용하는 무기도 각각 다르다. 각 오크 대장들은 자신만의 약점과 강점이 있는데, 이것을 알고 공략하는 편이 유저에게 훨씬 이롭도록 설계 되어 있다.

 가령 어떤 녀석은 암살에 약점이 있는 반면, 어떤 녀석은 원거리 공격에 약점이 있다. 반면 원거리 공격에 면역인 녀석도 있을 것이고, 피니셔가 안 먹히는 강점을 가진 녀석도 있을 것이다. 이렇게 다양한 특성들은 전투가 획일화되지 않게 조정하는 반면, 몹들에게 개성을 부여하여 좀 더 전투를 재밌게 만든다.

 

 너 이 녀석 이리와! 사.. 살려줏메!

 

 이 게임의 또 다른 특징은 낙인이다. 설정상 켈레브림보르가 이 능력을 사용하여 사우론과 대적했다고 하는데, 오크를 붙잡아 '낙인'을 찍음으로서 자신의 부하로 만들 수 있는 것이다. 낙인이 찍힌 오크는 자동적으로 플레이어의 부하가 되며, 전투에 돌입할 경우 같이 싸운다. 체력이 필요하면 낙인이 찍힌 오크에게 낙인을 해제하여, 뽑아먹을 수 있지만 실용성은 별로 없다.

 특이하게도 네임드 몬스터도 낙인을 찍을 수 있는데, 낙인이 찍힌 오크 대장은 플레이어가 조종하여, 더 높은 지위까지 갈 수 있도록 도울 수 있다.

 

 미들어스의 매력은 순간순간 변화하는 상황에 있다. 네메시스 시스템에 의해 적들은 항상 변화한다. 현실감이 있을 뿐만 아니라, 비교적 지루하지 않게 잘 관리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오크 대장들은 시간이 지나면서 자기들끼리도 분쟁이 일어나고, 지위가 엇갈리는 등 환경이 유동적으로 바뀐다. 시뮬레이션도 아니면서, 이 정도의 세심함을 갖춘 RPG는 드물 것이다.

 

 이 게임은 현재 4천원에서 1만원 정도면 해외 리셀러 사이트에서 스팀키를 살 수 있다. 솔직히 결코 돈 아까운 게임은 아니다. 액션이나 RPG 게임을 싫어한다면 모를까. 바이오쇼크와 더불어 가성비가 쩌는 게임이기에, 혹시 해보지 않은 사람이라면 플레이 해볼 것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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