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항해시대4 - 코에이의 마지막 항해

2016. 10. 22. 09:00감상/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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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항해시대4는 1999년 코에이가 발매한 항해 시뮬레이션 게임이다. 8-90년대 초반 출생 게이머라면 이미 익숙한 게임이기도 하다. 자유의 극한을 자랑했던 전작과는 달리 대항해시대4는 RPG적인 요소가 강했다. 각 캐릭터마다 메인 스토리가 있으며, 게임의 진행은 대체로 메인 스토리에 따라가게 된다.

오리지널에서는 밑의 3명과 맨 오른쪽 마리아가 히든캐릭으로 총 4명을 플레이할 수 있었다. 파워업키트에서는 3명이 늘어났다.

가령 스토리 진행에 필요한 NPC를 신컨으로 먼저 없애버리거나 한다면, 없는 대로 진행하거나 구도가 약간 이상하게 되는 문제가 있다. 물론 파워업키트에서는 이 문제가 일부 해결되어, 스토리상 우호적인 상단을 해체시켜도 게임 엔딩을 보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

하지만 스토리 위주로 돌아가는 진행은 자유도를 너무 저하시킨다고 해서 비평받았었다.

 

그러나 인터페이스와 게임 플레이가 단순화되어 비교적 많은 사람들이 접할 수 있었던 것은 4만의 장점이었다. 이미 너무 오래된 2나 어느 것을 해야할지 종잡을 수 없는 3과는 달리 4는 '해야할 것'이 명확하게 정해져 있었고, 튜토리얼도 나름 괜찮게 구비하여 게임을 처음하는 사람도 쉽게 접근할 수 있다.

물론 게임 자체의 접근은 쉽지만 진행이 어려운 캐릭터들이 많다.(마리아, 쿄타로 등)

 

이 게임의 다른 특징은 바로 일러스트다. 작중 내의 도시와 모든 인물, 이벤트 장면들은 모두 수채화로 그려져 있는데, 게임을 클리어하면 지금까지 봤던 이벤트들과 모은 장비, 캐릭터들의 그림을 감상할 수 있다.

지금은 그래픽 기술이 발달하여 3D나 CG로 만드는 데에 비하여 그림으로 진행되는 이벤트는 뭐랄까, 고전적인 향기를 가지고 있다.

 

좋은 점이 있다면, 나쁜 점도 있는 법. 나는 대항해시대4를 할 때마다 느끼지만, 너무 지루하다. 게임 시간의 절반을 차지하는 항해 시간은 너무나도 무의미했다. 항구 수는 적고, 항구마다 차별화된 점이 많지 않았다. 또한 모험 콘텐츠가 부족하다보니 굳이 다른 항구들을 일일이 찾아다닐 필요도 없었다. 항해는 그냥 독수리상 얻은 다음에 자동항해 키는 것이 전부다.

 

모험 또한 너무 진부했다. 각 도시의 조합에서 지도를 사면 게임 진행 중에 힌트를 얻어 유적에 진입할 수 있게 된다. 그러나 일단 이 유적들이 하나 같이 위치가 이상하다. 런던은 스톤헨지, 제노바에는 콜로세움, 이스탄불에는 카파도키아, 항저우에는 자금성, 한양에는 무령왕릉.. 오사카의 금각사가 그나마 나은 편이다. 각 항구를 통해서 내륙에 진입한다고 설정하기는 하지만, 다른 방법은 없었을까 싶다.

 

 또한 유적 탐색은 퀴즈로 이루어지는 경우도 있는데, 문제는 이 퀴즈를 못 풀면 그대로 끝이라는 점이다. 유적에서 얻는 아이템은 그렇게 좋은 것은 아니니까 얻지 않아도 상관은 없지만, 수집 욕구가 있는 사람들에게는 불만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또 다른 문제점은 캐릭터마다 다른 스토리를 가지고 있지만 함께 항해하는 항해사와 NPC들이 거의 동일하기 때문에 사실상 스토리만 다를 뿐, 플레이 방식은 거의 비슷하게 이루어진다는 점이다. 때문에 한 캐릭터를 클리어한다면 사실상 두, 세 캐릭터를 클리어하는 거나 다름없다..

 

이러한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대항해시대4는 지금 해봐도 그 추억이 결코 깨지지 않는다. 그만큼 잘 만든 것이다. 대항해시대4 이후로, 코에이는 대항해시대 온라인을 제작했다. 대온은 일본에서는 그럭저럭 돌아가지만 한국에서는 죽을 쑤고 있는 듯하다. 최근에는 대항해시대5라는 모바일 게임을 만들었는데, 차라리 대항해시대 모바일이라고 했으면 좋았을 것이다. 아니면 외전이나 다른 이름을 붙였어도 됬을 것이다. 굳이 5라는 넘버를 붙인 이유가 무엇인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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