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탠리 패러블

2016. 7. 31. 18:41감상/게임

반응형

 

 

장르: 시뮬레이션

제작사: Galatic Cafe


 이 게임은 정말이지 놀랍다. 게임 속에서 플레이어는 다양한 기교와 반사 신경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그냥 단순히 마우스로 방향을 바꾸고, WASD로 이동할 줄만 알면 된다. 그 외에는 아무것도 필요하지 않다. 이 게임은 몬스터를 때려잡는 게임이 아니다. 그렇다고 사업이나 다른 어떤 사회적 조직을 경영하는 것도 아니고, 다른 그 누구와도 갈등을 빚지 않는다.

 이것은 오직 '스탠리'라는 주인공의 이야기일 뿐이며, 그 외의 인물은 단 한 명도 존재하지 않는다. 나레이션 빼고. 그렇다, 나레이션. 게임 속에서 스탠리가 무슨 장소에 도착하거나 행동을 할 때 나레이션이 항상 설명해준다. 심지어 플레이어가 아무것도 안하고 그냥 가만히 있어도 설명을 해준다! 게임을 해보면 알겠지만 이 나레이션의 설명은 정말이지 찰지다. 이 게임의 70%가 나레이션이 차지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저렴한 개드립부터 심오한 철학적 담론까지 나레이션은 그 어떤 것도 소화해낸다.

 이 게임은 멀티 엔딩 구조를 가지고 있다. 스탠리가 행한 각각의 '사소한' 선택으로 인해 게임 전체의 엔딩이 뒤바뀐다. 지금까지 18개의 엔딩이 있다고 일컬어지지만, 언제 19번째 엔딩이 발견될지 모르는 게임이다. 필자가 본 엔딩은 5~6개 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

 게임의 플레이 타임은 짧다. 아마 공략집이라도 본다면, 5~6 시간 내에 모든 엔딩을 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하지만 그런 플레이는 정말이지 시간낭비다. 왜냐하면 이 게임의 엔딩은 다른 게임과는 달리 조금 특별하기 때문이다. 앞서 말했던 것처럼 스탠리 패러블의 각 엔딩은 스탠리, 즉 플레이어의 선택에 따라 좌우된다. 물론 멀티엔딩치고 선택에 좌우되지 않는 게임이 어딨냐고 물을 수 있겠지만, 이 게임은 그 선택의 범위가 상당히 넓다.

 왼쪽 방을 갈 것이냐, 오른쪽 방을 갈 것이냐. 위쪽으로 올라갈 것이냐 아래쪽으로 갈 것이냐. 엘리베이터를 탈 것이냐 말 것이냐 등 정말로 생각하지도 않은 것이 분기가 된다.


다른 자들을 지배하기 위해 정신 조작 장치를 가동시킬 것이냐, 말 것이냐. 1회차의 필자는 가동시켰다.


 그리고 그 생각지도 못한 분기로 인하여, 생각지도 못한 스토리가 만들어진다. 그 스토리들은 거의 대부분 플레이어와 현재 게임 풍토를 겨냥하고 있다. 그냥 단순하게 버튼만 누르며, 게임에 지배되기를 원하는 플레이어. 아무런 창의성 없이 대충 유저들을 엿먹이는 게임 제작자. 스탠리 패러블이 주장하는 담론은 게임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들어보는 것이 좋을 것이다. 아니, 가급적이면 들었으면 좋겠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