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상/책(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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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낯익은 타인들의 도시 - 한 명, 그 이상의 개인
낯익은 타인들의 도시 - 최인호 지음/여백(여백미디어) 이 소설이 '타인의 방'의 확장판이라는 견해가 많다. 그러나 나는 그 소설을 본 적이 없기에 '타인'시리즈 간의 연관성에 대해서는 모르겠다. 하지만 내가 읽은 바에 의하면 이 소설은 주인공을 대표로 현대인의 자아 분열을 그리고 있으며, 그 대안으로는 아무것도 제시하고 있다는 점은 확실하다. 주인공 'K'는 금요일부터 월요일까지 이전까지 있었던 모든 장소와 사건들, 대인관계에서 '낯섦'을 발견하고 자신이 원래 있어야할 '낯익음'을 찾아 떠돈다. 하지만 K에게 있어 낯익음은 곧 낯설음. 낯설음은 곧 낯익음이다. '낯섦'이 지속되기에 낯이 익고, 결국 '낯섦'은 '낯익음'이 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작가는 여기서 이 작품의 중요한 힌트를 제공한다. '낯섦'..
2016.10.16 -
[서평]안드로이드는 전기양을 꿈꾸는가? - 현실로 다가오는 상상
안드로이드는 전기양의 꿈을 꾸는가? - 필립 K.딕 지음, 박중서 옮김/폴라북스(현대문학) 안드로이드는 전기양을 꿈꾸는가? 의 세계는 매우 정적이다. 최후의 세계 대전 이후 살아 있는 동물은 대부분 죽어 희귀해졌고, 따라서 살아있는 동물을 소유하는 것은 사회적 지위가 된다. 물론 대다수의 사람들은 전기 동물을 사서 기른다. 애완동물을 기르지 않는 것은 불법이진 않지만 사회적 터부이다. 게다가 사람들은 감정에 번호를 붙여 말하며, 기분 전환기를 통해 조정할 수 있다. 이 세계에선 인간성은 이성이 아닌 감정이다. 그러나 감정을 자기 멋대로 바꿀 수 있다면 그것이 감정일까? 감정=인간성인 세계에서 인간은 자신을 인간답게 하는 것을 포기하고 있진 않는가? 작가는 아이란과 릭의 언쟁으로 이 주제를 처음부터 부각한..
2016.08.31 -
[서평]키리냐가 -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던 곳
키리냐가 - 마이크 레스닉 지음, 최용준 옮김/열린책들 키리냐가는 키쿠유족의 전통을 완벽하게 되살린 유토피아 행성이다. 이 행성의 지도자인 코리바는 기존 사회에서 자신들의 전통이 사라졌음을 개탄하고 키리냐가에서만큼은 전통을 지키겠다고 다짐하며, 키리냐가에서 현대 문명과의 접촉은 철저히 금지한다. 그러나 피치 못할 사정으로 현대 문명과의 접촉이 잦아지면서 '완전한' 전통은 위협받게 된다. 완전한 전통을 고수하는 코리바는 자신의 생각을 관철시키기 위해 현대 문명의 일부를 도입할 것을 주장하는 마을 사람들에게 고통을 강요한다. 이에 반발하는 마을 사람들은 결국 코리바와 갈등을 빚고, 결국 그는 지구로 쫓겨난다. 그와 마을 사람들의 갈등에서 '전통이란 정체를 통해서만 보존될 수 있는가' 라는 의문을 제기할 수 ..
2016.08.30 -
[서평]슬럼독 밀리어네어(Q&A) - 미래는 스스로 만드는 것
슬럼독 밀리어네어 - 비카스 스와루프 지음, 강주헌 옮김/문학동네 누구나 한 번쯤은 인생 대역전을 꿈꿔봤을 것이다. 별로 좋지 않은 현재를 타개할 구원의 빛. 그것은 삶을 살아가는 희망이고, 동시에 삶을 좌절시킬 절망이기도 하다. 그러나 그것이 그토록 빛나는 것은 내가 피땀흘려서 만드는 것이 아닌 외부의 선의로부터 오기 때문일 것이다. 추잡한 투쟁보다 마법같은 우연이 더욱 순수해보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러한 극상의 구원은 우리 주변에는 좀처럼 볼 수가 없다. TV나 신문에서는 이따금 나오는데도 말이다. 그런 소식을 들을 때마다 마음 한 편에서는 이런 의문이 들기 마련이다. 왜 나한테는 그런 행운이 오지 않을까? 이 소설은 이러한 삶의 의문에 답한다. 답하라. 주인공은 자신의 삶에서 수많은 위기를 겪는다..
2016.08.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