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11. 14. 09:53ㆍ감상/책
디케의 눈 - 금태섭 지음/궁리 |
법, 가깝고도 먼 단어다. 분명 우리의 생활 전반에 걸쳐 영향을 미치고 유지시키고 있지만 그 실체는 너무나 멀고 어렵게 다가온다. 그렇기에 우리 주변에서는 '법대로 하자' 등의 말로 법을 가까이 하려다 막상 법대로 하자, 재판의 과정이나 결과에 의아해 하는 경우를 흔히 볼 수있다. 그러한 경우가 많은 까닭은 아마 일반적인 사회의 인식과 법의 인식 간의 차이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저자는 법을 대중에게 좀 더 가까이 다가가게 하기 위해 이 책을 저술하였다. 저자는 1장에서는 '진실'을 밝히기가 얼마나 어려운가를 서술하고 있다. 피해자와 피의자의 증언은 논리적으로는 그 어느 쪽도 믿을 수 없다. 어디까지나 제3자인 재판관은 증거와 합리적인 논리를 가지고 혼자 진실을 찾아 내야 한다. 때문에 판결의 형량은 일반적으로 '윤리적'이라 생각되는 정도보다 낮은 경우가 많다. 유전자 감식법이 도입되었다고는 하나, 그것도 한계가 있기에 아직도 불확실한 기억과 증언에 의존해야 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더욱 확실한 수사법이 나오기까지 판결은 재판관의 안목에 의존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2장에서 저자는 역대 사고들과 판결을 통해 법의 여러가지 관점들을 보여준다. 패리스 힐튼 교통사고 편에서는 선입견에 따른 배심원제의 문제, 맥도널드 커피 사건편에서는 징벌적 배상제의 단점, 미란다 경고와 두순자 사건은 각각 법의 순수성에 대한 관점을 보여준다. 그러나 저자는 각 사례들을 단순히 사실을 전달하는 데에만 그치지 않고, 좀 더 나아가 각 문제의 방안을 제시함으로서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3장에서는 현대 사회 속 법률 문제를 다룬다. 진화론 대 창조론, 대법원의 구조, 사이버 포르노 등 우리 사회 속의 주요 문제들에 대한 질문을 던지면서 무엇이 옳은지, 또 법의 관점에서는 어떻게 보는 지에 서술한다.
법의 기본적 정의는 공정이다. 그러나 그 공정의 의미는 어느 할 쪽의 편을 드는 것이 아니다. 양쪽의 입장을 최대한 합리적으로 계량하여 무게를 재야 한다. 법의 상징인 디케가 눈을 가린 이유도 그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오늘날 많은 사람들이 법에 대해서 불만을 가지고 있다. 자신에게 불리해서 그런 것도 있지만, 법이 시대의 흐름에 뒤쳐지는 부분도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국회가 중요한 것이다.
저자인 금태섭은 검사를 그만두고 현재 변호사 업무를 보고 있다고 한다. 검사 시절 묵비권과 변호사에게 전권을 위임할 것을 추천하는 '수사 잘 받는 법'을 인터넷에 게재하였는데, 일부러 그만두기 직전에 올린 듯하다. 지금은 민주당 대변인으로 재직 중이라고 한다. 법조계에 재직하면서, 시대에 뒤쳐졌다고 생각했던 법안들이 있었을 것이다. 그것들을 개선하는 데에 주력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감상 > 책'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시크릿 - 사이비 종교 입문서 (2) | 2016.12.06 |
---|---|
천년의 금서-정말 천년의 금서였다 (0) | 2016.11.18 |
[서평]아버지-단절과 소통의 기로에서 (0) | 2016.11.10 |
[서평]눈먼 자들의 도시 (0) | 2016.11.06 |
[서평]노인의 전쟁 (0) | 2016.10.29 |